서구 내년 도입·유성구 검토중
설문조사 결과는 찬성이 과반
찬 “안전제도 도입… 못할 일 아냐”
반 “주취민원 등 위험요소 많아”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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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전민영 기자] 여성 공무원 당직 제도를 놓고 대전지역 자치구들이 엇갈린 의견을 보이고 있다. 여성공무원 증가와 여론에 따라 지역 내 자치구들은 여성공무원 당직 시행을 추진하려 하고 있지만, 내부 의견이 갈리면서 도입 과정에서 적절한 합의점을 찾아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31일 대전 5개 자치구에 따르면 서구는 내년부터 여성공무원 당직 근무제 본격 도입에 들어가며, 유성구 또한 여성공무원 야간 당직 도입을 검토 중이다.

도입 논의 전 두 자치구와 동구에서 여성공무원 당직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모두 ‘여성공무원 당직 도입에 찬성’이 과반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결과 서구는 66%, 유성구는 58.1%, 동구는 61% 비율이 여성공무원 야간 당직에 찬성했다. 이유에 대해서는 ‘여성 직원의 비율이 높아짐에 따라 남녀 구분 없이 숙직해야 한다’, ‘남녀 당직주기가 격차가 커지면서 숙직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실제 현재 지역 내 5개 자치구 여성 직원 비율은 △동구 57% △중구 51.2% △서구 53.1% △유성구 51.7% △대덕구 49.1%로 전부 절반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이 같이 여성 공무원의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지역에도 여성공무원의 당직 도입 바람이 불고 있지만 정작 자치구 내부에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여성공무원 당직에 반대하는 이들은 여직원이 육아 등 숙직이 힘든 상황이 많고, 주취민원과 차량운전 등에서 현실적으로 남직원보다 제한요소가 많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당직 여성직원을 위한 △인력 고용 △보안 시스템 도입 △신호신용품 구비 △동성근무제 도입 등 안전장치 또한 ‘위급상황에 대비하고 시민안전을 책임진다’는 당직의 본질이 해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를 반대하는 자치구 한 관계자는 “야간과 새벽 시간대에 아무래도 위험요소가 많기 때문에 성차별이 아닌 여성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한다”며 “각종 안전장치를 도입하면서까지 여성 직원이 당직을 서는 것보다 남직원들이 당직을 서는 게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야간당직을 선호하는 여직원들이 많고, 양성평등 차원에서 도입을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구청 건물에 보안장비가 가동되고, 현장 출동이 잦은 업무가 위탁업체를 통해 운영되는 등 사실상 신변에 위협이 될 만한 일이 없다는 것.

여성공무원 당직에 찬성하는 자치구 관계자는 “오히려 야간당직보다 주말 낮 근무가 민원이 많고 힘들어 야간 당직을 원하는 여직원들도 많다”며 “각종 안전제도 도입으로 위험에 무방비하게 노출된 환경이 아니기 때문에 굳이 여성이 못 할 이유가 없다”고 전했다.

자치구들은 내부 의견이 분분한 상황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양측을 설득할 수 있는 보완책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고 답했다.

내년 본격 시행을 앞 둔 서구 관계자는 “야간 당직에 굳이 남녀 구분을 둘 이유가 없다는 다수 직원들의 의견과 시대 흐름에 따른 결과다”며 “언젠가는 지역 전체에서 논의될 의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선례로 남을 최선의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전민영 기자 myje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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