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과-신경외과-재활의학과 ‘협업’, 표준화 치료프로토콜 신속·최적치료
낫게 하겠단 진정성 갖고 치료 최선, 2015년 개소, 뇌졸중 전문치료실 인증
뇌졸중학회 일차 뇌졸중센터 인증도, 재발 위험 높은 병…끝없이 관리해야

▲ 유성선병원 뇌졸중센터는 표준화 된 치료 프로토콜을 통해 신속하면서도 효율이 높은 치료를 하고 있다. 한호성 유성선병원 뇌졸중센터장이 뇌졸중센터 성과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유성선병원 제공

[충청투데이 김일순 기자] “뇌졸중은 의사 한명이 감당할 수 있는 질환이 아닙니다. 관련된 진료과들이 효율적인 협업을 통해 치료방향을 빠르게 결정해 환자에게 최적화 된 치료가 정확하게 이뤄져야 합니다.” 유성선병원 뇌졸중센터는 표준화 된 치료 프로토콜을 통해 신속하면서도 효율이 높은 치료를 하고 있다. 신경과·신경외과·재활의학과가 마치 하나의 진료과처럼 운영되며 환자가 오면 어떻게 치료를 할 것인지 결정이 빠르게 이뤄지고 그 방향에 맞춰 신속하면서 정확한 치료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15년 이와 같은 치료개념을 도입해, 적용하고 있는 한호성 유성선병원 뇌졸중센터장을 만나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뇌졸중센터만의 특화된 면과 강점이 있다면.

“혈관질환인 뇌졸중은 약물로 치료할 수 있고 처치 시술이나 수술로도 해결해야 한다. 그런 모든것들을 종합으로 해서 치료를 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 병원이 관련 진료과가 나눠져 있다. 또 뇌졸중센터라고 명칭은 갖고 있지만 단순히 과를 모아놓은 것에 그치는 경우도 많다. 우리는 그런 진료과의 장벽을 없앤 센터 단위로 운영을 한다. 신경과·신경외과·재활의학과가 마치 하나의 진료과처럼 센터로 운영된다. 환자가 와서 진료를 보면 진료스텝들이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방향을 정하고 곧바로 치료가 이뤄진다. 그런 효율성이 가장 큰 장점이다. 또 표준화 된 치료 프로토콜에 따라 치료가 이뤄지는 것도 큰 장점이다. 뇌졸중 치료와 관련된 국내외 가이드라인을 참조하고 병원의 시스템 등을 고려해 효율적인 치료 프로토콜을 마련, 모든 환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표준화 된 치료를 통해 효율적이면서 빠르게 치료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뇌졸중 환자들은 짧게는 몇 주, 길게는 평생 치료를 받아야 해 많은 환자들과 라포(Rapport·환자와 의료진 간 심리적 신뢰관계) 형성이 중요할 것 같다. 라포 형성 과정에서 중요한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사실 라포를 생각하면서 환자를 치료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매일매일 환자 치료에 최선을 다할뿐이다. 그러면 환자도 느껴지는 것이 있는 것 같다. 단순히 의사로서 치료를 하는 것과 ‘내가 이 환자를 낫게 해야지’하는 마음을 갖고 하는 것은 다르다. 의사의 진정성을 환자가 느끼게 된다. 환자를 볼때마다 라포를 위해 특별하게 무엇을 하는 것은 없다. 어떻게든 이 환자가 완쾌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 환자를 치료할 뿐이다.”

-뇌졸중센터가 지난 2015년 문을 열었는데 그동안 주요 성과를 소개한다면.

“2015년 4월 7일 뇌졸중센터 전문치료실 개소를 공식적으로 알린 뒤, 그 후 2016년 4월에 개소 1주년을 맞아 '뇌졸중 전문치료의 필요성과 1년간의 발자취, 혁신과 미래'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하지만 그해 가장 의미 있었던 성과는 대한뇌졸중학회로부터 뇌졸중 전문치료실 인증을 획득했다는 점이다. 현재 뇌졸중 전문치료실 인증을 획득한 곳은 충청권에서는 유성선병원을 포함해 모두 4곳이다. 대전·충남으로 한정하면 저희 병원을 포함해 단 2곳이다. 올해도 뜻 깊은 결과를 이뤄낸다. 지난 5월 대한뇌졸중학회 주관 '일차뇌졸중센터' 인증을 획득했다. 일차뇌졸중센터 인증은 뇌졸중 골든타임인 4시간 30분 내 필요한 최적의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으로 공식 인정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뇌졸중센터를 만들게 된 계기는.

“제가 10여 년 전 유성선병원에 처음 왔을 때는 뇌졸중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의사가 저 혼자뿐이었다. 하지만 의사 한 명이 뇌졸중 환자를 직접 돌보고 적극적으로 치료하기엔 역부족이기에 환자들을 다른 병원들로 보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유성선병원 부근에는 수많은 주민들이 살고 있고, 이분들이 유성선병원에서 뇌졸중 치료를 받지 못하면 결국 다른 병원으로 가게 된다. 뇌졸중은 1분 1초가 아까운 병이기 때문에 치료가 가능한 병원들을 알아보고 다른 병원으로 가기까지 병이 더 나빠질 확률이 매우 높다. 그러다 보니 '유성선병원에서도 급성기 뇌졸중 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2년여에 걸친 기획의 결과로 2015년 4월에 유성선병원 뇌졸중센터가 문을 열게 됐다.”

-뇌졸중은 재발 위험이 높은데.

“뇌졸중 재발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는 의사가 권유하는 것들을 환자분들이 잘 따라주셔야 한다. 그런데 예후가 좋아져 퇴원한 분들이 오해하시기 쉬운 것이 있다. 퇴원했으니 치료가 끝났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뇌졸중은 증상이 갑자기, 순간적으로 오지만 사실은 오래전부터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생기는 병이다. 그렇기 때문에 치료의 끝이 아니라, 치료의 시작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실제로 어떤 환자분들은 완쾌돼서 퇴원했다가 뇌졸중이 다시 발생해 응급실로 실려오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다시 오는 환자분들에게 저는 꼭 뇌졸중은 끝이 없고, 앞으로 뇌졸중을 잘 관리해야만 더 이상 재발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잘못된 식이습관과 운동습관 등이 모여 뇌졸중을 유발한다. 자기 몸에 해로운 것들을 피해야한다. 짠 음식, 기름진 음식은 되도록 피해야 하고 운동을 꾸준히 해 몸 속 노폐물을 잘 배출하고 혈관을 깨끗이 하면 뇌졸중을 예방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향후 뇌졸중센터에서 하고자 하는 일과 소망이 있다면.

“앞으로도 유성구, 세종시, 공주 등 주변 지역의 뇌졸중 환자들이 정말 어떤 조건도 제약도 없이 최선의 진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저의 가장 큰 임무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유성선병원의 인력, 시설, 장비가 계속 발전하고 뇌졸중 환자 치료 체계가 보다 탄탄하게 구축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김일순 기자 ra115@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