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래 대전 유성구청장

몇 해전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영화는 소심한 주인공 월터의 삶이 새로운 모험을 통해 그가 평소 꿈꿔 왔던 상상이 현실이 돼 가는 과정을 담백하게 담고 있다. 아울러 상상력이 열정과 용기, 간절함과 결합할 때 강력한 시너지를 발휘한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남긴다.

최근 과학사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났다. 그것은 바로 그동안 우리가 영화나 과학 잡지에서 상상의 그래픽으로만 접할 수 있었던 블랙홀 실제 관측에 성공한 것이다. 전 세계에서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 무려 100년 만에 입증됐다며 흥분을 감추지 않고 있다. 또한 앞으로 조각난 우주의 퍼즐이 하나 하나 맞춰질 것으로 기대하며 후속 연구결과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실 이번 5500만 광년 까마득한 거리에 있는 블랙홀을 관측하도록 도운 것은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 덕분이다. 하지만 이러한 실행을 가능케 한 것은 보이지 않는 미지의 세계 블랙홀이 그동안 인류의 상상력을 끊임없이 자극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과학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여기에 아인슈타인이라는 거인의 어깨 위에 서서 전 세계 연구진이 지난 100년간 다함께 상상력을 발휘했기에 상상 속 블랙홀은 곧 현실이 됐다.

이번 블랙홀 관측에 기여한 전 세계 연구진 200여 명 중에는 한국인 과학자 8명이 참여했다고 한다. 그 중심에는 유성 대덕특구에 위치한 한국천문연구원이 있어 유성구민의 한 사람으로서 무척이나 자랑스럽다.

우리 유성은 대덕특구, 과학벨트, KAIST 등 우리나라 최고 수준의 과학 인프라와 기술역량이 집적된 대한민국 대표 과학도시다. 그렇기에 그동안 과학도시 유성에 걸맞는 과학브랜드 개발에 대한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요구돼 왔다. 2011년 첫 발을 내딘 ‘꿈나무 과학멘토’ 사업이 일정 부분 그 역할을 담당해 왔지만, 새로운 과학 콘텐츠와 다양한 프로그램을 모두 아우르는 브랜드의 확장성 측면에서는 한계점이 있었다.

이에 우리 구는 지난 4월 각계의 중지를 모아 민선7기 과학브랜드 ‘유성 다과상’을 선보였다. 유성 다과상은 ‘유성에서 다함께 과학을 상상하多’의 줄임말로 유성의 다채로운 과학 프로그램을 ‘다과상’처럼 35만 구민에게 정성을 듬뿍 담아 하나의 상차림으로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는 실천의지를 담고 있다. 상상력은 저절로 자라지 않는다. 배우고 경험하고 생각하는 만큼 그 크기가 무한대로 커진다. 그렇기에 상상력은 예나 지금이나 과학의 진정한 친구다.

우리 유성에서는 이러한 과학적 상상력의 힘에 주목하고 기존의 과학 콘텐츠와 다수 프로그램을 4대 전략테마로 재편하여 민선7기 과학도시 이미지 프리미엄을 한층 강화 하고자 과학 프로그램을 리빌딩했다.

△과학에 눈뜨多(과학 학습) △과학을 꿈꾸多(과학 진로) △과학을 즐기多(과학문화) △과학에 빠지多(과학 대중화)가 바로 그것이다.

또한 유성구민에게 널리 알릴 수 있는 다양한 과학 콘텐츠 사업을 앞으로 적극 전개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도시문화를 조성하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살고 싶은 도시로의 비상을 꿈꾸고 있다.

우리는 지금 상상력이 세상풍경을 바꾸고, 그 바뀐 풍경들이 새로운 역사가 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아인슈타인은 “지식은 한계가 있지만, 상상력은 세상 모든 것을 끌어안는다”고 했다. 유성에서 다함께 과학을 상상하면 현실이 된다. 지금이 바로 그러한 때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