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명선 논산시장

아침 출근길에 보니 느티나무 잎, 은행나무 잎이 곱게 물들고 있다. 버려야할 것이 무엇인지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몸에 일부였던 것, 소중했던 것들을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또 한 번 자기 생애 절정에 선다.

그것을 우린 단풍이라고 하며, 단풍과 함께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장마와 더위에 지친 여름을 보내고 깊어가는 가을이라는 계절에 좋은 책을 찾아 음미하며 삶을 여유있게 바라보는 것은 정신적인 성숙과 여유를 위한 필수 자양분이다.

지금 우리는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사회환경에 직면해 있다. 4차산업혁명이라는 근본적인 시대 변화 속에서 인구 구조의 변화가 가속화되고 이에 따른 갈등과 난제들도 발생하고 있다. 유발 하라리는 '이런 시대에 필요한 능력은 변화에 대처하고 새로운 것을 학습하면서 낯선 상황에 정신적 균형을 유지하는 능력'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러한 때에 도서관은 시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연령에 관계없이, 경제력에 관계없이, 또 사회문화적 지위의 차등 없이 삶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포용적 공간이자 역동적인 소통의 장이 되어야 한다.

올해 5월, 논산시민들의 오랜 바람이던 논산열린도서관이 개관을 했다. 열린도서관 개관 이후 하루 평균 600여명 이상이 발걸음을 하며, 지역의 평생학습분위기를 조성하는데 크게 일조하고 있다.

논산시는 시민 누구나 책을 통해 소통하고 공감하며 행복한 삶을 누리는 도서문화운동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현재 시는 논산열린도서관, 강경도서관, 연무도서관을 운영중이며 걸어서 10분 이내에 도서관을 만날 수 있는 짬짬이도서관 33곳, 작은 도서관 24곳, 미니도서관 2곳을 운영하며 집을 나서면 어디든 즐길 수 있는 생활권내 공공도서관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또한 열린도서관 3층에 마련되어 있는 평생학습관에서는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전세대가 접할 수 있는 다양한 평생학습프로그램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도서관은 한 사회의 기억이자 내일이며, 올바른 역사 기록의 터전이다. 또한 계층을 연결하고 그 격차를 좁히는 사다리이자 소중한 소통공간이다.

도서관은 새로운 상상력과 창의력을 불어넣어 주는 역할과 책과 지식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지적·문화적 역량을 기르는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 소통의 공간으로서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으며, 논산시는 앞으로도 이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도서관의 혁신을 지원할 것이다.

임어당은 책을 읽는 동안 심장의 박동이 고요해진다고 했다. 마음의 근육이 탄탄해진다는 의미일 것이다. 책 읽는 사람, 책을 가까이 하는 사람은 사유하는 눈으로 세상을보며, 설렘과 연민으로, 관심과 사랑으로 세상을 보는 아름다운 사람이다. 그래서 책 읽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세상은 더욱 아름다워질 것이며, 깊이가 다른 사회가 될 것이다.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좋은 책과 함께 우리들의 하루하루도 가을처럼 맑고 깊고 높아져 논산이 하나의 거대한 도서관이 되길 바란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