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수소전기차 부품시험평가센터
내년 가동, 핵심부품 기술개발 선도
수소공급장치·연구장비 14종 등 구축
관련 연구소·공장 이전 가능성도 높아
道 선점 의미…클러스터 산학연관 협업

▲ 충남테크노파크 자동차부품R&D지원센터 조감도. 사진 가운데 위치한 곳이 FCEV 부품시험평가동이고 오른쪽 아랫부분이 수소공급시설이다. 충남테크노파크 제공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한국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책임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수소연료전지자동차’의 부품시험평가센터가 내년 초부터 충남 예산에서 본격 가동된다. 세계적인 환경규제 강화 추세에 따라 각국이 경쟁적으로 친환경차 개발에 앞장서고 있는 가운데 충남이 수소전기차 핵심 부품의 기술개발을 선도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충남테크노파크 자동차부품R&D지원센터(예산읍 수철길 10번지) 내에 들어선 수소연료전지자동차(수소전기차·FCEV) 부품시험평가센터가 그동안의 공사를 마치고 오는 12월 중순 문을 연다. 부품시험평가센터(이하 부품센터)는 예산군으로부터 무상 임대 받은 자동차센터 소재 부지 3만 9081㎡ 가운데 2만 1719㎡(약 6700평) 부지에 건축면적 2968.68㎡ 규모로 들어선다. 이곳에는 수소 공급 장치와 함께 시료 보관 및 시험 준비실, 수소가스 관리실 등이 들어서며 시험평가 관련 연구 장비는 총 14종(19대)이 구축될 예정이다. 특히 부품센터는 수소전기차 부품업체들의 기술개발과 시험평가를 지원하는 핵심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FCEV 부품시험평가센터는 어떤 곳?

현재 국내에는 수소전기차 관련 기술 개발 및 시험장비, 성능 분석이 가능한 시설을 갖춘 기관이 거의 없는 게 현실이다. 일반 소규모 실험실이나 대학 연구소에서 특정 부품에 대한 성능 분석만을 하고 있는 수준이다.

세계 최초로 2013년 수소전기차를 양산한 현대자동차 내에도 관련 분석 장비 등이 있지만 일반 부품업체들이 현대차의 시험 장비를 사용하기란 사실상 쉽지 않다. 이에 부품센터가 수소전기차 산업구조에서 갖는 의미는 상당히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품센터의 핵심목표는 관련된 기술개발지원과 개발부품의 시험 및 평가 등을 위한 인프라 구축이다. FCEV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비용부담을 줄여 활성화를 앞당기는데 기여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한다.

자동차센터에 따르면 수소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스택(Stack)’은 기존 일반 차량의 엔진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스택은 수소와 산소가 반응해서 전기를 만들어 주는 곳이다. 크기도 일반 차량과 비슷하다. 부품센터에서는 이 스택에 들어가는 부품들의 시험평가를 하게 된다. 수소탱크에 들어가는 밸브, 연료 투입 조절 밸브, 스택 관련 장비 등이 대상이다.

◆부품센터 입지… 관련 연구소 및 공장 이전 가능성 높아

현재 FCEV 산업의 규모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생산 물량이 정부 정책 등에 맞춰서 가다보니 대부분 목표량에 따라 기준이 잡힌다. 하지만 최근 들어 수소전기차 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배터리전기차(BEV)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배터리 공장 투자 등에 활발하게 나서던 각국 정부가 ‘수소+전기’ 투트랙 전략으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각국 정부들이 수소전기차 개발에 대규모 투자를 시작한 것은 수소전기차가 환경문제에 대응할 수 있을뿐만 아니라 전기차보다 장거리 주행시 효율적이어서다. 완전히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배터리전기차보다 수소전기차가 15배 가량 더 빠르다. 특히 트럭 등 상용차에서 수소전기차 개발이 활발하다.

부품센터에서는 개발제품의 시험평가만 하는 것이 아니다. 부품 생산업체에서 제조되는 부품들을 샘플로 뽑아 계속적인 시험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1만개 중에 1000단위로 2개씩 뽑아라’라는 식으로 계속 수소전기차에 들어갈 부품을 시험한다. 이에 전국의 수소전지차 관련 업체의 연구소나 공장이 이전할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광현 자동차센터 팀장은 “기업 입장에서는 물류비나 이동시간 이런 것이 굉장히 중요한데 생산되는 물건 가치대비 시험하는데 들어가는 시간 로스가 더 크다면 생산 시설을 갖고 오는게 맞는 것”이라며 “시험평가 결과를 현대차의 기준으로 인정해 주는 방향을 현재 협의 중인 상태”라고 말했다. 게다가 도내 1000여 곳에 달하는 부품 제조업체들이 향후 수소전기차로 변화를 꾀할 때에도 부품센터가 지역에 입지한다는 것은 상당한 장점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부품센터 선점효과 무엇보다 중요

수소전지차와 관련해 현재는 부품업체들간의 경쟁은 어려운 상태다. 차를 만드는게 현대차 밖에 없고 부품과 관련된 표준안도 없어서다. 그럼에도 FCEV 부품시험평가센터의 입지를 전국 최초로 확보했다는 점에는 의미가 상당하다. 부품센터 건물 짓는데 157억 원이 들었지만 이 건물의 타이틀은 금액을 매길 수 없을 정도다. 이미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 수소전지차 관련 사업을 하고 싶어도 충남에서 미리 선점한 상태라 국비를 확보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전해진다.

윤여빈 자동차센터 선임연구원은 “수소차 산업이 앞으로 얼마만큼 시장이 커질지는 모르겠지만 차 부품 관련한 장비지원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기관은 전국에서 여기 뿐이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자부한다.

◆향후 과제는?

앞으로 부품센터가 추진해야 할 과제는 상당하다. 부품센터를 운영하게 될 충남테크노파크 자동차센터는 충남을 축으로 전북, 경기, 현대차 연구소 등과 클러스터를 구축해 수소전지차 분야를 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자동차부품연구원과 생산기술연구원, 자동차 관련 학과를 보유한 천안아산지역 및 전국의 대학들과 산학연관 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충남도가 2016년 ‘수소연료전지자동차 부품 실용화 및 산업 기반 육성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할 당시 관련 브리핑 자료에는 18개의 R&D 과제에 441억 원을 투입할 것으로 계획됐다. 구체적으로는 스택부품 관련 4개, 운전장치부품 10개, 전장부품 1개, 연료저장장치 3개 등이다. 이를 위한 장비 14종(84억 원 투입)도 내년부터 차차 부품센터에 들어설 예정이다.

이태경 자동차센터 센터장은 “수소전지차 산업이 활성화 되면 여러 경쟁업체들이 생길 수 있다. 관련 업체들은 우리 부품센터를 통해 기술력을 키울 수 있다”면서 “앞으로 사업이 계속 확장돼 충남지역의 기업들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수소연료전지차란? 수소연료전지차는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로도 불린다. 차량에서 생산한 전기를 별도의 인버터를 통해 외부에서 활용 가능하기 때문이다. 수소연료전지차 10만대는 구축 비용 3조원(한국형 표준원전 기준)에 달하는 1GW급 원자력 발전소의 1기 전력량과 동일하다. 특히 수소연료전지차는 미세먼지 저감 효과도 갖고 있다. 달리는 공기정화기로도 하는 수소연료전지차 1대는 경유차량 2대, 수소연료전지버스 1대는 경유차량 40~50대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를 99.9%까지 정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소연료전지차 1대가 1㎞를 달리면 미세먼지 최대 20㎎을 정화할 수 있다고 한다. 공기 중의 산소와 차량 내에 저장된 수소를 화학적으로 반응시켜 발생된 전기로 구동하는 수소연료전지차가 외부 공기를 빨아들인 후 물과 청정공기를 배출한다. 이 과정에서 일반 차량에 정착된 필터 보다 성능이 우수한 공기 필터를 적용함으로써 미세먼지 정화 효과는 탁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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