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지를 가다[대전 유성을]
민주, 김종남·정기현…李에 도전
한국, 육동일·이영수 등 준비중
바른미래, 신용현 첫 지역구 도전

[충청투데이 나운규 기자] 대전 유성을(乙) 선거구는 대전의 신도심으로 분류되면서 보수성향에 비해 진보성향이 강하다는 의견이 많지만,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허브인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자리하고 있는 데다 패스트트랙에 포함된 선거법 개정안 등 변수를 안고 있다.

더욱이 지난 20대 총선에서 ‘유성갑’과 ‘유성을’로 선거구가 분구되면서 사실상 순수한 ‘유성을’에서의 총선은 내년 선거가 두 번째에 불과해 섣부른 판단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현재 대전에서는 가장 많은 10명의 예비 주자들이 총선 준비에 착수했으며, 이중에는 현역 국회의원만 2명이 포함돼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치열한 경선을 예고하고 있다.

우선 유성에서만 내리 4선에 성공한 이상민 의원의 5선 도전이 유력하다. 이 의원은 얼마 전 장관 입각설이 돌았을 때에도, 입각이 아닌 5선 도전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히 내년 총선 민주당 경선에 일반국민 여론조사가 50% 반영되는 만큼 지난 16년간 유성에서 현역 의원으로 활동해 온 이 의원이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하지만 ‘현역 물갈이설’과 지난해 대전시장 도전으로 다소 느슨해진 조직은 이 의원이 풀어야 할 숙제다.

민주당 경선 도전자들도 속출하고 있다. 현재 김종남 전 대전시 민생정책자문관, 정기현 대전시의원, 조원휘 전 시의원, 안필용 전 보좌관, 이경 민주당 상근부대변인 등 5명이 도전장을 던지고 텃밭을 다지고 있다. 지난해 허태정 시장 후보캠프에서 활동하면서 자문관을 지난 김 전 자문관은 이달 초 시청을 떠나 선거 준비에 착수했고, 정 시의원은 출마를 공식화하지는 않았지만, 출마에 대비해 조직을 다지고 있다. 조 전 시의원은 지난해 유성구청장 도전이 무산된 이후 1년 넘게 총선 도전을 위해 지역구에서 지지층을 모으면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국회에서 박영선 의원(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의정활동을 지원했던 안 전 보좌관도 지난해부터 경선 준비에 착수했고, 민주당 대전시당 공보국장을 지낸 이경 상근부대변인도 중앙당과 지역을 오가면서 경선을 준비 중이다.

자유한국당에선 직전 대전시당위원장을 지낸 육동일 당협위원장이 텃밭을 다지고 있다.

올해 충남대 교수직을 정년퇴임한 육 전 위원장은 그동안 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회 위원 등 자치분권 전문가로 활동해 왔으며, 정치권과도 인맥을 유지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내년 총선을 통한 국회 입성을 노리고 있다.

여기에 성일종 의원의 비서관을 지낸 30대 이영수 전 청와대 행정관도 젊음을 바탕으로 지역구를 분주하게 움직이며 새로운 도전을 준비 중이다.

바른미래당에선 대덕특구 과학자 출신이자 현역인 신용현 의원(비례대표·대전시당위원장)의 첫 지역구 도전이 유력하다.

신 의원은 대덕특구에 있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원장 시절 안철수 전 의원의 요청으로 정치권에 발을 들여놨다. 과학자 출신이라는 점에서 대덕특구가 있는 유성을이 적임지라는 해석이다.

하지만 야권발 정계개편의 핵심 중 한 명인 안 전 의원의 향후 행보에 따라 입지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것이 장점이자 단점으로 꼽힌다. 그동안 대전 서을(乙) 선거구에서 활동해 온 김윤기 정의당 대전시당위원장도 최근 유성을로 자리를 옮겨 도전하겠다는 뜻을 공식화했다.

김 위원장이 얼마 전 대전시의회를 통과한 대전 하수종말처리장 민영화 사업에 대한 반대를 주장해 왔던 만큼, 내년 총선에서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할 것으로 전망된다. 나운규 기자 sendm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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