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미스터트롯'부터 KBS '트로트가 좋아' MBN '보이스퀸'까지
"소외된 트로트 장르의 재해석 주효, 트렌드 이어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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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가인 신드롬에 트로트 오디션 열풍 장기화

TV조선 '미스터트롯'부터 KBS '트로트가 좋아' MBN '보이스퀸'까지

"소외된 트로트 장르의 재해석 주효, 트렌드 이어질 것"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전시윤 인턴기자 = 종합편성채널 사상 최고 예능 시청률 기록을 쓴 TV조선 '미스트롯'으로 시작된 트로트 오디션 열풍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제1대 미스트롯으로 선발된 송가인은 프로그램 종영 후 전국 콘서트와 행사, 예능 등 방송가를 종횡무진으로 누비며 그야말로 장윤정 부럽지 않은 '트로트퀸'으로 거듭났다.

이에 '제2의 미스트롯', '제2의 송가인'을 발굴하기 위한 후발 주자들이 최근 분주하다.

KBS 1TV는 지난 19일부터 기존 노래자랑 프로그램 '노래가 좋아'에 트로트 장르를 가미한 '트로트가 좋아' 특집을 선보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시청자 연령대가 높은 채널 특성상 장르도 포맷도 안성맞춤 격이다.

이 프로그램은 남녀노소 전국의 숨은 트로트 고수들을 찾아내기 위해 기획됐으며 치열한 예심을 거쳐 본심 진출자 25명을 선발했다. 일반인 참가자들은 앞으로 6주간 피 튀기는 경쟁을 거치게 되며, 최종 우승자는 2천만원 상당의 활동 지원금과 앨범 발매 기회를 얻는다.

첫 방송부터 하춘화, 설운도, 남상일, 박현빈이 심사위원으로 등장하고 장윤정과 진성이 축하무대를 꾸며 화제가 됐다.

다음 달 14일부터는 MBN에서 과거 '주부가요열창'을 연상케 하는 주부 대상 트로트 오디션 '보이스퀸'을 방송한다.

강호동의 첫 MBN 예능 진행으로도 눈길을 끈 이 프로그램은 주부 참가자들의 멘토가 될 '퀸메이커' 라인업도 화려하다. 태진아를 비롯해 인순이, 박미경, 김혜연, 김경호, 이상민, 윤일상, 남상일, 황제성, 주이가 출연해 주부들이 숨겨진 끼를 최대한 발산하도록 도울 예정이다.

청중단 역시 참가자들과 동일하게 주부들로 구성된다. 제작진은 지역별로 주부 청중단을 모집해 방송 전부터 '맘카페' 등 온라인에서 관심을 끌었다.

내년 1월에는 트로트 오디션의 원조 격인 '미스트롯'의 남자판 '미스터트롯'이 출격을 예고했다. 방송을 시작하기도 전에 내년 4월 전국투어까지 예정됐으며 뮤지컬 공연과 유닛 활동 등도 확정됐다.

송가인을 비롯한 '미스트롯' 출연진의 몸값이 방송 흥행 후 치솟는 현상이 확인되자, TV조선도 '100억 트롯맨'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본격적으로 이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단단히 한 모양새다.

이밖에도 MBC TV '놀면 뭐하니?'의 유재석도 최근 '유산슬 프로젝트'를 통해 트로트에 도전하며 이 추세에 합류했다.

'미스트롯'을 탄생시킨 서혜진 TV조선 국장은 26일 트로트 오디션 열풍 장기화에 대해 "소외된 장르로 오디션을 시도한 점, 그리고 방송 후에도 다양한 예능과 공연을 통해 출연자들의 매력이 확대 재생산된 점 등이 주효했던 것 같다"며 "'미스터트롯'까지 이 열풍이 한동안 이어지리라 본다"고 자신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장르적 변이가 주효했다"며 "트로트는 우리의 기본 정서이기 하지만 소외된 장르이기도 했다. 나이 든 세대가 아직 그 장르를 계속 소비하는데, 중심이 된 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심으로 세워놓으니 트로트라는 장르 하나만으로도 젊은 세대들의 음악까지 다 섞어서 소화할 수 있다는 게 증명됐다. 지금 보기에 굉장히 세련된 음악들에도 깔린 트로트 베이스가 확인된 것"이라며 "트로트란 장르를 현재 관점에서 재해석하면서 보여준 힘이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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