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 이후 1%대 유지…경기부양 효과는 물음표
대전·충남 자금 은행에…기업경기전망 악화·투자 위축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기준금리 인하 배경을 설명하며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기준금리 인하 배경을 설명하며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충청투데이 김기운 기자] 잇따른 기준금리 인하라는 ‘약’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미 2015년 이후 1%대의 기준금리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대내·외적인 악재가 중첩돼 경기부양 효과를 이뤄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2015년 3월 기준금리를 2%에서 1.75%로 하향 조정한 뒤 현재까지 1%대의 기준금리가 유지되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7월 기준금리를 0.25% 인하한 뒤 이달 16일에도 1.5%의 기준금리를 0.25% 내려 역대 최저치인 1.25% 기준금리를 결정했다.

이 같은 행보에는 물가하락과 소비·투자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은행의 경기부양 의지가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풀이가 나온다.

그러나 지역 경제계에서는 현 시점의 기준금리 인하가 시장에 자금을 풀고 소비와 투자를 촉진하는 경기부양 효과를 낼 것인가에 의문을 품는 시선이 늘고 있다. 이미 지난 5년 동안 낮은 기준금리를 운용해온 상황에 추가적인 금리인하로 인한 메리트를 찾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낮은 금리 조건에도 지역 내 자금들은 은행 주위를 맴돌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의 ‘2019년 8월 대전·세종·충남지역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 8월 대전 지역의 수신 규모는 8014억원으로 전달(1567억원)에 비해 큰 증가폭을 나타냈다.

충남 역시 6395억원의 수신규모를 나타내면서 감소세를 기록하던 전달(-377억원)에서 증가세로 전환됐다. 오히려 지역 내 금융기관의 여신은 4847억원으로 전달(9630억원)에 비해 증가폭이 축소 되면서 낮은 금리에도 돈들이 은행에 갇혀있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이 같은 상황이 지역 기업들의 경영실적에도 반영될 수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다. 대전상공회의소가 발표한 기업경기전망 조사자료에 의하면 올 4분기 관내 기업들의 내수 매출 사정과 내수 영업이익 전망도는 각각 78과 81을 기록하면서 기준치인 100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사정 역시 지난해에 비해 악화됐다고 응답한 기업들이 29%로 호전됐다는 기업들 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잇따른 기준금리 인하에도 시장에 자금이 풀리지 않으면서 지역 기업들 입장에서는 생산의지 약화와 고용감축까지 고민해 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지역 경제계 한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3~4%일 경우에는 기준금리 인하라는 약이 먹힐 수 있겠지만 현재는 1%대의 기준금리가 지속되고 있어 여기서 더 내린다고 해도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현재로서는 정부의 확대재정정책과 함께 대전의 기업들이 활발한 경영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각종 기업 규제들을 풀어주는 혜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기운 기자 energykim@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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