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상형 전자담배 위험성이 확산하면서 정부가 '사용중단'을 강력하게 권고하고 나섰다.
보건복지부는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액상형 전자담배 안전관리 대책 브리핑’을 열고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유해성 검증이 완료되기 전까지 사용을 중단해달라고 밝혔다.
복지부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서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과 관련해 중증 폐손상 사례는 1479건, 사망사례는 33건이 발생한 데 이어 국내에서도 폐손상 의심사례가 처음으로 발생했다.
특히 복지부는 청소년과 임산부, 호흡기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 비흡연자는 액상형 전자담배를 절대 사용하지 말라고 위험성을 경고했다.
교사와 학부모에게는 청소년의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여부를 각별히 지도할 것을 당부했다.
궐련 담배를 피우다 액상형 전자담배로 바꾼 사람의 경우 다시 궐련 담배를 피지 말고 금연지원서비스를 이용하라는 내용도 권고안에 포함됐다.
또 액상형 전자 담배 사용하다가 기침, 호흡곤란, 가슴통증 등 호흡기 이상 증상, 매스꺼움, 구토,설사 등 소화기 이상 증상, 피로감, 발열, 체중감소 등이 발생하면 즉시 사용을 중단하고 병의원을 방문해야한다.
의학계 전문가들은 “기존 담배 대비 인체에 미치는 영향 연구 충분치 않아 아무것도 단언할 수 없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도 선제적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액상형 전자담배 업계는 정부의 사용중단 권고에 수긍하면서도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미국 시장 1위라는 유명세와 세련된 외관 등을 앞세워 올해 5월 국내 출시한 쥴을 판매하는 쥴 랩스는 앞서 정부가 지난달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자제’를 권고 하자 "미국 질병예방센터가 발표한 폐 질환 발병의 원인 물질은 THC(테트라하이드로카나비놀)과 비타민 E 화합물"이라며 “국내 제품에는 THC는 물론 대마초에서 추출한 어떠한 화학성분이나 비타민 E 화합물이 포함돼 있지 않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어 정부의 ‘사용중단’ 권고 발표에 대해서는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정부의 우려에 깊이 공감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릴 베이퍼를 판매중인 KT&G는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KT&G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구체적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도 "현재 정부 당국에서 액상형 전자담배 유해성을 조사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조사 결과 정부 정책 방향이 결정되면 이에 성실히 따르겠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번 사태로 액상형 전자담배의 인기가 시들어 궐련형 전자담배에 반사이익을 안겨다 줄지 전자담배 전체에 대한 신뢰하락으로 이어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편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가향 액상형 전자담배 판매 금지' 계획을 발표했다
뉴욕 등 일부 주(州)에서는 이미 가향 액상형 전자담배 판매가 전면 금지됐다.
정민혜 기자 jmh@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