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롱도르 후보 30인 포함' 이미 세계 정상급…전성기는 이제부터

▲ [PA/AP=연합뉴스]
▲ [연합뉴스 자료사진]
▲ [펜타프레스=연합뉴스 자료사진]
▲ [AFP=연합뉴스]

손흥민(27·토트넘)이 30대에 접어들기도 전에 '전설' 차범근을 넘어서 한국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남을 채비를 마쳤다.

손흥민은 2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츠르베나 즈베즈다(세르비아)와의 2019-2020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B조 3차전 홈 경기에서 팀의 2∼3번째 골을 연이어 터뜨려 5-0 완승의 주역이 됐다.

이로써 이번 시즌 득점을 5골(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골·챔피언스리그 3골)로 늘린 손흥민은 유럽 무대 통산 120·121호 골을 기록했다.

121골은 한국 축구 역사에서 큰 의미가 있는 수치다.

세계 축구의 중심인 유럽 프로축구에 한국 선수가 진출해 남긴 개인 최다 골 기록이다.

1970∼1980년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맹활약한 차범근 전 국가대표 감독의 기록이 30년째 깨지지 않고 있었다.

차 전 감독은 1978년 독일 다름슈타트를 시작으로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바이어 레버쿠젠에서 뛰며 1988-1989시즌까지 총 372경기에서 121골을 쌓았다.

30년이 흘러 독일을 발판으로 성장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공격수로 우뚝 선 '후계자' 손흥민이 그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역사의 세대교체'를 눈앞에 뒀다.

동북고 1학년이던 2008년 대한축구협회 우수선수로 뽑혀 독일로 축구 유학을 떠난 손흥민은 만 18세인 2010년 분데스리가 함부르크 1군에 합류, 2010-2011시즌 데뷔했다.

2010년 10월 말 쾰른을 상대로 터뜨린 첫 골부터 함부르크 소속으로 3개 시즌 동안 20골을 넣었고, 2013-2014시즌부터 바이어 레버쿠젠에서 2개 시즌 동안 29골을 남겼다.

2015-2016시즌부터는 잉글랜드로 무대를 옮겨 토트넘에서 적응기인 첫 시즌을 빼곤 매년 20골 안팎의 득점을 올리며 총 72골을 기록 중이다.

특히 2016-2017시즌엔 각종 대회를 통틀어 21골을 폭발, 차 전 감독(1985-1986시즌 19골)이 보유했던 유럽 프로축구 한 시즌 한국인 최다 득점 기록을 넘어선 바 있다.

손흥민은 총 364경기 만에 121골을 기록해 속도에선 차 전 감독과 비슷한 속도로 골을 쌓았다.

잉글랜드 정상급 클럽인 토트넘의 주축 공격수로 탄탄한 입지를 다진 그는 최근 세계 축구 최고 권위의 상인 발롱도르의 최종 후보 30명에 아시아 선수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려 '월드 클래스' 반열에 올랐음을 증명하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낯선 타지에서 생활하며 소속팀 안에서 경쟁하고, 각급 대표팀 경기를 위해 수시로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을 오가며 잊을 만하면 '혹사 논란'에 시달리는 가운데서도 일궈낸 성과다.

이제 28일 새벽 열리는 리버풀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원정 경기에서 득점을 추가하면 손흥민은 차 전 감독의 기록을 경신한다. 한 골이 추가될 때마다 한국 축구의 역사도 바뀐다.

아직 20대인 만큼 이제 전성기를 꽃피울 시기라는 점은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인다.

손흥민은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에 앞장서며 병역 문제도 해결해 유럽에서 지속해서 활동할 발판도 마련한 상태다.

차 전 감독은 만 36세이던 1989년까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었다. 마지막 시즌까지도 30경기를 소화했다.

부상 없이 적절한 관리만 뒷받침된다면 손흥민에게도 전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살아있는 전설' 손흥민이 쌓아갈 새 역사를 목격하는 날이 10년 정도는 더 남았다는 뜻이다.

songa@yna.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