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민생경제 방파제 주문”
한국 “독선적 국정운영 고집”

[충청투데이 백승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국회에서 가진 네 번째 시정연설에서는 여야간 첨예한 대치의 현주소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문 대통령이 연설 중간 숨을 고를 때마다 열렬한 박수를 보내며 적극 호응한 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손으로 ‘엑스자’를 만들어 반대 의사를 보이거나 '듣지 않겠다'며 귀를 틀어막는 등 완강한 거부 의사를 표시했다.

문 대통령이 "청년 고용률이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말할 때 한국당 의원들은 야유를 보냈으며, 공정성과 포용성을 언급하는 부분에서는 민주당 의원들의 큰 박수와 한국당 일부 의원들이 ‘조국’이라고 여러 차례 외치면서 비웃음이 터져나오는 소리가 뒤엉켰다. 여야가 이날 내놓은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 평가 역시 이처럼 엇갈렸다.

민주당은 내년도 예산안을 혁신·포용·공정·평화의 가치를 실현할 예산으로 평가하면서 야당에 초당적 협력을 촉구했다.

그러나 한국당은 문 대통령의 독선적 국정운영 고집이 드러난 연설이라고 혹평하면서 청와대의 인적쇄신을 요구했다.

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논평에서 "문 대통령은 대외 충격의 큰 파고가 밀려오는 현 상황에서 2020년도 예산은 민생경제에 대한 '방파제' 역할을 하는 예산이자 우리 경제의 활력을 살리는 마중물 역할을 하는 재정임을 거듭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어 "온 국민이 국회를 지켜보고 있다”며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과 국민경제의 안정을 위해 야당의 초당적 협력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했다.

반면 한국당 이만희 대변인은 "여전히 민심을 무시하며 마이웨이 고집하는 대통령"이라며 "문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은 대통령이 여전히 민심을 무시하고 독선적인 국정 운영을 고집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했을 뿐이다"라고 평가절하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두 달 이상 국정을 마비시키고 국민을 들끓게 만든 조국 지명과 임명 강행에 대해 대통령은 책임 인정은 고사하고 최소한의 유감 표현조차 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오히려 조국 일가의 파렴치한 범죄행위를 제도에 따른 불공정인 양 왜곡하는 동시에 잘못된 관행 운운하며 공개적으로 검찰을 압박하는 등 대통령은 여전히 국민의 뜻과 달리 조국을 감싸고 있음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서울=백승목 기자 sm1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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