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군(僧軍)의 양식창고와 무기창고도 확인돼…상당산성의 오랜 역사 보여줘

예부터 청주사람들의 울타리가 돼준 ‘상당산성(사적 제 212호)’의 역사를 담고 있는 연못 터가 발견돼 화제다.

22일 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추진 중인 상당산성 자연마당 조성사업지 내에서 조선 후기 연못으로 추정되는 ‘사하지’등 연못 2곳과 승군향고(僧軍餉庫, 승려들이 조직한 군대의 양식창고) 터의 위치가 확인됐다.

옛 지도인 ‘상당산성도(上黨山城圖)’를 살펴보면 조사지역 중단부 일대에 연못이 그려져 있고, 이 지역에서 북쪽으로는 구룡사가 있어 이 일대가 ‘호서읍지(湖西邑誌)’에 기록된 사하지(寺下池)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방죽과 인접한 동쪽 하단부 역시 상대적으로 깊은 지형을 이루고 있어 이곳도 연못으로 추정된다.

사업지 내에서 확인된 승병이 무기를 넣어놓는 창고인 ‘승창(僧倉)’으로 추정되는 건물도 발견됐다.

내부에서는 다량의 조선 후기 기와편이 출토돼 상당산성의 오랜 역사를 보여주는 것으로 판단된다.

상당산성 자연마당 조성사업 변경 계획. 사진=청주시 제공
상당산성 자연마당 조성사업 변경 계획. 사진=청주시 제공

시는 이번 발굴조사 결과를 토대로 당초 계획했던 습지 위치를 사하지와 동쪽 하단부의 연못 추정지에 조성하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승군향고터는 추후 발굴 조사를 위해 우선 보존조치에 들어갔다.

시 관계자는 “시민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역사·생태문화 공간으로 조성될 수 있도록 오는 12월 준공을 목표로 조성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상당산성 자연마당 조성사업은 휴경지로 남아 있는 상당구 산성동 일원을 다양한 유형의 생물서식지, 녹지로 탈바꿈해 시민들에게 생태휴식공간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정민혜 기자 jmh@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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