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장혁 무게중심에 양세종·우도환 젊은 에너지 시너지
선 굵은 대본과 섬세한 연출에 OST 매력 더해 시청률 5% 목전

▲ [JT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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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나라', 묵직하고도 역동적인 신구 조화의 힘

김영철·장혁 무게중심에 양세종·우도환 젊은 에너지 시너지

선 굵은 대본과 섬세한 연출에 OST 매력 더해 시청률 5% 목전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여말선초, 혼란의 시대를 신구(新舊) 조화를 통해 정통 사극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면서도 세련된 감각으로 그려냈다.

조선 건국을 배경으로 한 JTBC 금토극 '나의 나라'가 근래 쏟아진 판타지 사극 속에서 스타일리시한 무게감을 뽐내며 시청률 5%(닐슨코리아 유료가구) 돌파를 눈앞에 뒀다.

'나의 나라'는 사극의 가장 오래된 레퍼토리인 조선 태조와 태종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다. 그러면서도 과거 작품들과 달리 젊은 피들을 이야기 중심으로 내세웠다.

고려 말기 이성계(훗날 조선 태조) 휘하로 북방을 호령한 장수 서검의 아들 휘(양세종 분), 사복시정 남전의 차남이자 서얼인 남선호(우도환), 기생의 딸로 총명하고 뱃심까지 두둑한 한희재(설현)가 그 주인공이다.

이 같은 장치는 지나치게 익숙한 여말선초 이야기를 새로운 시선에서 보도록 돕는다. 올해 SBS TV가 선보인 '녹두꽃'이 교과서에도 나오는 동학농민운동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서로 다른 길을 걷는 이복형제를 조명하며 새로운 이야기로 재탄생시킨 것과 비슷한 전략이다.

서휘와 남선호 역시 혼돈 속에서 같은 듯 다른 길을 걸으며 끊임없이 만난다. 요동 전장에 던져진 휘는 끝까지 살아남았고, 휘의 무리를 죽이기 위해 나선 선호는 다시 휘 대신 칼을 맞는다.

어렵게 조선으로 돌아온 두 사람은 태조 이성계(김영철)와 이방원(장혁)을 중심으로 새로운 대립 전선이 펼쳐진 상황에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목숨을 건 게임을 시작했다.

2017년 '슈퍼 루키'로 함께 떠올라 한창 입지 다지기 중인 양세종과 우도환은 이번 작품에서 기대 이상의 호흡을 보여준다. 외모도 연기 톤도, 맡은 캐릭터 성격마저도 극과 극인 두 사람은 팔팔 뛰는 활어처럼 서로 부딪히면서도 뒤섞인다. 작품마다 연기력 논란이 있는 설현도 '나의 나라'에서는 두 남배우 사이에서 안정된 호흡을 보여준다.

그러면서도 '녹두꽃'에서 녹두장군 전봉준을 연기한 최무성이 있었듯, '나의 나라'에는 김영철과 장혁, 안내상, 박예진이 무게중심을 꽉 잡으며 젊은 배우들이 마음껏 뛰어놀 장을 마련해준다. 갈수록 비중이 커지면서도 후배들이 부담 없이 연기할 수 있도록 제작발표회 등 공식 석상에 나서지 않은 것도 그러한 의지로 비친다.

중견 배우끼리 맞붙는 장면에서는 과거 대하사극을 다시 보는 듯한, 반가운 묵직함을 느낄 수 있다. 이성계와 이방원, 부자의 대립과 이방원과 신덕왕후 강씨(박예진) 간 기 싸움이 대표적이다.

반면, 중견 배우들과 청춘스타들이 호흡을 나누는 모습은 신선한 에너지를 내뿜는다. 초반 휘가 사냥터에서 이성계 눈에 들어 무과 시험에 도전하는 스토리나, 최근 선호가 이방원과 눈치 게임을 벌이는 과정이 그랬다.

초반 각 인물의 권력욕과 파워게임이 돋보이는 대본, 그리고 섬세한 연출 역시 잘 어우러진 편으로 평가된다.

제1차 왕자의 난이 극의 클라이맥스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후반부로 갈수록 인물 간 얽힌 감정선을 연출자가 어떻게 섬세하게 풀어낼지가 '뒷심'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초반부는 인간의 욕망을 선 굵게 그려낸 작가의 기획의도가 돋보였다.

강약이 조화를 이룬 극에 더해 아울러 OST(오리지널사운드트랙)의 새로운 시도 역시 돋보인다. '나의 나라' 음악은 '추노'의 최철호 음악감독이 맡았다.

드라마 관계자는 22일 "'나의 나라'에서는 국악은 물론 EDM, 엔리오 모리코네 스타일로 선율이 강조되는 느낌의 곡, '왕좌의 게임'이 연상될 정도로 스케일 큰 풀(full) 오케스트레이션, 아이리시 스타일, '아모르미오'처럼 유머와 해학이 넘치는 시도 등 다양한 곡을 만날 수 있다"며 "시공간을 초월한 음악에 보컬 특징을 극대화하면서도 극 감정을 살리는 삽입곡들도 이 작품의 큰 무기"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아울러 "현장 분위기도 매우 좋다. 특히 중견 배우들이 젊은 배우들을 배려해 정통사극이면서도 작품에 젊은 느낌이 나게 배려해준다"고 덧붙였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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