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열린 경주국제마라톤에서 2시간8분42초로 기준기록 충족

한국으로 귀화한 마라토너가 도쿄올림픽 첫 출전을 앞두고 있어 기대가 모아진다.

청양군청 소속 케냐 출신 귀화 마라토너 오주한(31·케냐이름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이 20일 경기로 사실상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사실상 확보했다.

오주한 선수. 사진=청양군 제공
오주한 선수. 사진=청양군 제공

이날 경주에서 열린 ‘2019 경주국제마라톤대회’에서 오주한은 42.195㎞ 풀코스를 2시간8분42초에 완주했다.

이 대회는 케네디 키프로프 체보로르(29·케냐)가 2시간8분21초를 기록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오주한은 체보로르에 이어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날 세운 기록은 한국국적 취득 후 첫 공식 기록이다. 동시에 도쿄올림픽 기준 기록(2시간11분30초)에도 통과하게 됐다.

한국 국적의 남자 마라토너가 기록 인정 기간(2019년 1월 1일∼2020년 5월 31일)에 도쿄올림픽 기준 기록을 통과한 건 오주한이 처음이다.

도쿄올림픽에는 한 나라에서 최대 3명까지 출전할 수 있다. 현재 오주한보다 더 좋은 기록을 낼 선수는 찾아보기 어렵다. 오주한이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사실상 확보한 셈이다.

오주한은 지난해 7월 법무부 특별귀화 국적심의위원회를 통과한 후 9월 최종면접을 거쳐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다.

대한육상연맹은 오주한의 기록을 ‘비공인 한국기록’으로 분류할 예정이다. 귀화 후 3년경과 규정에 따라 2021년 9월부터 인정하기로 했다.

도쿄올림픽 출전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오주한은 3월 7일부터 한국 대표로 뛸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오주한은 2015년 7월부터 2018년까지 청양군체육회 소속 선수로 활동해왔으며, 국적취득 후 청양군청과 다시 입단계약(2019~2022년)을 맺었다.

오주한은 현재 국내 개최대회 최고기록 2시간5분13초를 보유하고 있으며, 서울국제마라톤대회 우승 4회(12년, 15년, 16년, 18년), 경주국제마라톤대회 우승 3회(11년, 12년, 15년) 등 성적을 기록했다.

김돈곤 청양군수는 “오주한 선수의 도쿄올림픽 출전은 청양군민은 물론 한국인 모두의 기쁨”이라며 “오주한 선수가 한국 신기록 수립 등 마라톤 발전에 기여하고 전 세계에 청양을 홍보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오주한을 발굴한 오창석 백석대 교수는 “오주한은 내년 도쿄올림픽까지 마라톤 풀코스를 뛰지 않을 계획이다. 두 번째 조국인 한국에 메달을 선물하기 위해 여타 대회에 출전하지 않고 훈련에만 전념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진나연 기자 jinny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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