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평성 논란 의식해 ‘지역 순회개장’으로 계획 변경
25일 하소동 개장 알려지자 “화재참사 났던 곳” 시끌
市 “겨울철 사고예방·장소 논란 종합적으로 고려”

[충청투데이 이대현 기자] 제천시가 전국 최초로 조성한 ‘꼬맥(꼬치&맥주) 거리’ 운영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시는 겨울철 시민 안전사고 예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처럼 결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로써 현재 동문시장 거리에서 운영 중인 꼬맥 거리는 26일까지만 운영하기로 했다. 지난 5일 전국에서 처음으로 꼬맥 거리를 조성해 운영한 지 20여 일만이다. 동문시장 앞 도로에 조성된 꼬맥 거리는 개장 이후 연일 ‘만원 행진’을 이을 정도로 시민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시는 이런 시민 호응에 힘입어 내년부터는 꼬맥 거리를 특정 지역 한 곳에서만 열지 않고, 도심 이곳저곳을 옮기면서 열기로 했었다. 특정 지역에서만 계속 열리면 ‘형평에 맞지 않는다’는 논란을 의식한 조치였다.

또 지역 곳곳을 순회해 열면 지역 경기 전체가 골고루 살아나는 데다, 청년 일자리 창출과 도심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도 작용했다. 이런 판단에 따라 시는 우선 하소동 시민 문화 타워 건립 예정지로 지금의 꼬맥 거리를 옮겨 오는 25일 개장할 계획이었다.

2017년 12월 화재 참사 이후 좀처럼 살지 않는 이 지역 경기 활성화가 시급하다고 판단한 결정이었다. 이곳은 화재 참사가 난 스포츠센터를 철거하고 현재 시민 무료 주차장으로 사용 중이다.

하지만 이런 계획이 알려지자 일부에서는 “29명의 희생자를 낸 화재 참사가 났던 곳에서 술을 마시는 게 맞느냐”는 ‘적절성 논란’이 일었고, 시는 긴급회의를 거쳐 ‘잠정 중단’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시는 다만 지금처럼 한 곳에서만 머물지 않고 지역 곳곳을 돌면서 꼬맥 거리를 운영하는 방안은 그대로 유지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시 관계자는 “시민들의 겨울철 안전사고 예방과 장소의 적절성 논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했다”며 “꼬맥 거리를 운영하지 않는 기간에는 상인 교육 등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꼬맥 거리는 행정안전부의 ‘지역 주도형 청년 일자리 공모 사업’에 선정돼 1억 3800만원의 사업비로 추진 중인 사업이다. 제천=이대현 기자 lgija20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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