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기고] 복지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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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기고] 복지의 집
  • 충청투데이
  • 승인 2019년 10월 21일 16시 11분
  • 지면게재일 2019년 10월 22일 화요일
  •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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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명희 청주시 상당구 주민복지과 통합조사1팀장

야간 버스에서 바라보는 창밖의 환한 아파트 불빛은 예쁘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더 장관이다. 잠깐 휘황찬란한 폭죽보다 더 낫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특히 강가에 서 있는 아파트는 깜깜해지면 집주인이 빨리 집에 돌아오기를 그 누구보다도 기다릴 것이다. 무뚝뚝하고 투박해 보이지만 사실 치장을 하면 그 누구보다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강을 통해 보는 환한 아파트는 보는 이의 마음도 예쁘게 한다.

높은 낮 아파트는 하늘을 가려 답답하기도 했다. 너무 높아 위압감을 느낄 때도 있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늘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지어서 저렇게 오래오래 우뚝 서 있을까 해서. 초가지붕 시대에는 상상도 못 할 일이었다. 아마도 기초를 아주 단단히 했을 것이다.

'터를 닦아야 집을 짓는다'라고 한다. 먼저 기초 작업을 해야지만 그 위에 일을 벌일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단단한 아파트도 기초 작업부터 시작했다. 가끔 기공식, 착공식, 준공식 행사장을 가게 된다.

토목이나 건축에서 기공식은 고사를 지내기도 하면도 공사의 시작을 알리는 행사다. 다음은 착공식이다. 삽을 뜨면서 본격적으로 터파기 공사를 한다. 그다음은 시공이다. 설계도에 따라 건물을 올리는 것이다. 이제는 모든 공사가 종결되고 완성되면 완공이라고 한다.

그리고 드디어 완공된 건물이 승인을 얻으면 사용승인 또는 준공식 행사로 마무리된다. 전문가의 설계부터 굳은살의 손길까지 많은 정성을 통해 비로소 단단한 건축물이 탄생한다.

'사흘 살고 나올 집이라도 100년 앞을 보고 짓는다'라고 한다. 어떤 일이든지 대충할 것이 아니라 먼 앞날을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뜻이다. 아파트가 저렇게 유유자적 거친 비바람을 견디는 것도 준공까지의 사이사이 마디마디마다 모든 이의 마음이 다 같았기 때문이다.

아파트의 화려함도 예쁘지만 복지를 생각하면 부러운 부분도 있다. 건축과 같이 단단하게 완성·완공이 복지에도 통용됐으면 한다. 그런데 복지에 완성을 바라는 것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사람 사는 세상이라 수많은 사연과 이유가 있어서 완전한 복지, 복지의 완성을 바라는 것은 무리일 수도 있다. 아파트가 반듯하게 서 있다고 해도 그 안의 사람들은 또 제각기 다 다르듯이.

그래도 꼼꼼하게 설계되고 단단하게 지어 100년 후에도 끄떡없는 집과 같이 복지도 그랬으면 좋겠다. 전문가의 손에 설계되고 굳은살이 배이더라도 터를 넉넉하고 깊게 파고자 하는 마음이 더해진 복지의 집. 아마도 그곳에 살 게 될 사람은 기분 좋게 사용승인을 해 줄 것이다.

지금까지 수없이 설계하고 기초 작업을 통해 지었던 복지의 집. 지금보다 더 꼼꼼하고 단단하게 지어져 100년이 지나도 화려하게 우뚝 서 있는 상상. 이루지 못할 기적일까 아니면 사치스러운 생각일까. 비 온 뒤라 그런지 무심천이 깨끗해졌다. 아파트 불빛도 더 선명하고 화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