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덕성 충남대학교 총장

세계화의 영향으로 국제사회에서 특정국가에 대한 관심은 지역, 도시 단위까지 확대되고 있다. 지역 고유의 발전기반 확보와 정체성 개발은 전 세계 도시들과의 열린 경쟁에서 필수불가결한 조건이 됐다. 대전시는 그 경쟁력을 과학도시에서 찾고자했다. 그렇게 설립된 세계과학도시연합(WTA)은 벌써 21년이 됐고, 이달 21일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정기총회와 글로벌 혁신포럼을 개최한다.

1996년 대덕연구단지 국제 컨퍼런스에서 학계와 지자체가 함께하는 발전협의체 구성에 당시 대전시장은 적극적으로 호응했다. 우리는 WTA 동참을 설득하기 위해 미국·영국·독일·일본·호주 등 해외도시 시장을 만났다. 그 결과 1998년 1차 WTA 총회 때 9개국 20개 도시에서, 지금은 48개국 109개 회원도시가 참여하는 세계적인 국제기구로 거듭났다. WTA는 대전시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 대전시는 과학기술도시로 성장하기 위해 1970년대부터 꾸준히 노력해왔다. 1973년 대덕연구단지가 시작됐고 1993년 세계엑스포를 통해 국제무대에 데뷔했지만 일부의 과학자 혹은 전문가들에게 알려져 있는 '아시아의 과학도시'정도였다. 대전시가 '실리콘밸리'처럼 세계적인 리더로 인정받기 위해서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이를 위해 WTA는 세계 여러 도시의 시장, 대학총장, 국제기구대표, NGO 등 과학도시 리더들을 대전시로 불러 모았다. 초기에 소극적이던 리더들과의 지속적인 접촉과 교류활동을 통해 지금은 세계의 과학도시 리더들이 스마트시티, 지속가능성 등 주요 의제를 논의하기 위해 대전으로 집결하고 있다.

특히 WTA의 회장도시인 대전시는 전 지구적 지속가능발전에 책임을 이행하고 있다. 이는 개별 국가, 지역 발전에만 관심을 가지는 과거 선진국과는 다른 행보이다. 본인은 WTA사무총장으로 UNESCO팀과 함께 12개 개발도상국에 파일럿 프로젝트(Pilot Project) 형식으로 과학단지 건설을 계획하고 시행에 대하여 자문했다. 총장이 되고 난 후에도 이 지역의 대학들과 지속적으로 협력을 하고 있다. 이런 활동들이 일회성 행사나 프로젝트로 끝나지 않도록 WTA 연구센터를 통해 다양한 협동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대전시는 WTA를 통해 과학도시의 국제 공동체에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 지원함으로써 명실 공히 국제사회의 리더로 거듭나고 있다.

앞으로 대전시의 역할이 더욱 기대되는 시점이다. 미래를 위해서 대전시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현 수준의 과학기술도시의 역할과 기능만으로는 미래사회를 대비하기에 부족하다.지난 20년 동안 대전시가 WTA와 함께 국제사회의 과학도시 리더로 성장하였듯이, 미래의 리더로서 입지를 굳건히 하기 위해 지자체와 대학의 강력한 협업이 필요하다. 이는 지역의 대학과 지자체가'지역혁신'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공유한 '플랫폼'을 통해 견고해질 수 있다. 여기에 지역 기업, 연구소, 공공기관이 함께하여 추진 동력이 강력해지길 기대한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