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셋째 주 한 주간의 화제를 모은 분야별 이슈를 정리해 드립니다.

 

# ‘文의 남자’ 퇴장 했는데도

취임 35일만에 사퇴해 ‘단명 장관’에 이름을 올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정국 혼란의 중심에 섰던 조 장관은 지난 14일 오전 검찰개혁안을 발표하고 2~3시간 뒤 전격 사직 입장을 밝혔다.

조 전 장관은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라는 입장문을 내고 물러났지만 여전히 그를 둘러싼 노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남자’로 불릴 만큼 이번 정권과 밀접했던 조 전 장관이 사퇴하자 ‘친문’ 핵심 지지층이 거세가 반발하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지도부에 대한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등 여당에선 조 전 장관을 임명해 정국을 혼란에 빠트린 문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 국론분열 책임지고 여당 지도부가 사퇴할 것을 촉구하며 연일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조 전 장관이 사퇴한 배경에는 가족에 대한 검찰의 전방위적인 수사로 심적 부담감이 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문 대통령이 조 전 장관 임명을 강행한 이후 ‘조국 수호’와 ‘조국 사퇴’ 등으로 적잖은 대립각이 이어지고 국정 지지도가 연일 하락하는 것에 대한 부담도 적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당 지지율이 곤두박질치자 당내 인사들의 사퇴 여론도 적지 않았을 것이란 추측도 있다.

그러나 조 전 장관이 사퇴한 것에 대한 기존 지지층의 이탈과 조 전 장관 사퇴를 촉구해왔던 반대진영의 부정평가가 결합하면서 문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여전히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 15~17일 전국 성인 1004명에게 '문 대통령이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가'에 대한 질문에 39%가 긍정 평가했다고 부정평가는 53%로 집계됐다.

지난주 대비 긍정 평가가 4%p 하락했고 부정평가는 2%p 상승하면서 부정과 긍정률 차이가 8%p에서 14%p로 벌어졌다.

광주 전라 지역의 문 대통령에 대한 국정 지지율은 67%로 지난주 보다 9%p 내렸고, 30대에선 같은 기간 60%에서 46%로 14%p 빠졌다.

이번 조사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

 

#그녀가 남긴 숙제들

지난 14일 걸그룹 에프엑스 출신 배우 설리(본명 최진리)가 숨진 채 발견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설리의 비보에 연예계와 온라인상에서는 그를 애도하는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17일 오전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는 설리의 발인식이 엄수됐다.

당초 SM은 모든 장례 절차를 비공개로 했으나, 유족 뜻에 따라 팬들이 설리와 작별할 시간을 주고자 지난 15~16일 오후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조문 장소를 마련했다.

장례 기간 빈소에는 동료 가수와 배우들이 조문해 슬픔을 함께했으며, SNS에는 카라 출신 구하라·박규리, 유아인, 홍석천, 윤종신, 안재현, 신현준, 구혜선 등 비보를 접한 동료들의 추모글이 이어졌다. 카라 출신 강지영은 “너의 미소 모두가 기억할 거야”란 글을 남겼다.

설리가 세상을 떠난 날 포털사이트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사건 관련 구급활동 동향서가 유출돼 논란이 이어지기도 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17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구급활동 동향 보고서가 외부로 유출된 것에 대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본부는 "119구급대의 활동 동향 보고서가 외부로 유출된 데 대해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자체 조사 결과 이 문건은 동향 보고를 내부적으로 공유하는 과정에서 지난 14일 오후 3시 20분경 한 직원에 의해 SNS로 유출됐으며,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 등으로 확산했다"고 말했다.

정요안 청문감사담당관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며 누구보다 모범이 돼야 할 소방공무원이 내부 문건을 외부로 유출했다는 사실은 매우 부끄럽고 실망스럽다"며 "문건을 유출한 내부자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고, 사실관계가 확인될 경우 엄중하게 문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 젊은 연예인의 비극적 결말을 애도하며 생전 그가 시달렸던 악성 댓글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16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전국 19세 이상 성인 502명을 대상으로 15일 조사,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를 보면 응답자의 69.5%가 인터넷 댓글 실명제 도입에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지역·나이·이념 성향·지지 정당 등을 막론하고 인터넷 댓글 실명제에 찬성하는 여론이 우세했다는 것이 조사 업체 측의 설명이다.

온라인상에서는 “악플을 달지 않았더라도 동조하거나 묵인해왔던 사람들은 반성해야 한다”, “악플러는 살인자와 다름없다” 등의 댓글이 나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설리 사망을 계기로 악플이나 사이버 명예훼손 처벌 강화, 인터넷 실명제 부활을 요구하는 청원글이 속출하기도 했다.

 

#무관중, 무중계, 무승부 어이가 없다

29년 만에 성사된 한국 남자축구 평양 원정이 지난 15일 사상 초유의 무중계, 무관중 경기로 치러졌다.

앞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은 평양에 가려면 베이징을 경유해야해 평양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 베이징에 하루를 묵어야 했고, 평양에 도착해서는 경기 등을 위해 이동할 때를 제외하곤 숙소에만 머무는 고립생활을 했다.

경기는 한국에 생중계되지 못했고, 한국 취재진의 방북도 무산된 데다 관중까지 전혀 들어오지 않아 그라운드조차 거의 외부와 차단됐다.

남북축구협회를 비롯해 국제축구연맹(FIFA), 아시아축구연맹(AFC) 관계자들 그리고 평양에 주재하고 있는 일부 외교관들만 경기를 지켜봤다.

한국 취재진의 방북이 무산된 데 이어 경기 생중계도 진행되지 못했다.

경기 중에도 북한의 견제는 계속됐다. 한국 축구 대표팀 주장 손흥민(27·토트넘)은 “북한 선수들의 플레이가 매우 거칠고 심한 욕설 오가기도 했다”면서 “부상없이 돌아온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홈팬들의 열렬한 응원 속에 경기를 치르는 건 홈팀의 이점이지만 북한이 이를 과감하게 포기한 이유에 대해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양한 추측 중 “경기 승패에 따른 부담을 의식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가장 우세하다.

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공사는 “한국 사람들은 격분했지만 여러 사람 목숨을 살린 경기”라며

“13일은 북한의 체육절이다. 만약 축구에서 졌더라면 최고 존엄(김정은 국무위원장) 얼굴에 똥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노동신문이 13일 김씨 일가가 북한 체육을 어떻게 육성했는지 대대적으로 보도했는데, 정작 한국에 패했을 경우 북한 체육당국과 선수들이 져야 할 책임과 부담감을 견디지 못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아시아축구연맹(AFC)에 공문을 보내 이번 평양 원정경기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북한축구협회의 비협조는 징계 여부를 검토할 사항이라고 판단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한편 한국 축구 대표팀은 지난 15일 북한 평양의 김일성 경기장에서 열린 북한과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3차전 원정에서 접전 끝에 0-0 무승부를 거뒀다.

 

# ‘답정너’ 정말 질렸다

그동안 얼굴도 몰랐던 기획사 연습생을 국민이 뽑아 아이돌로 데뷔시키는 일명 대국민 오디션 프로그램의 민낯이 공개됐다.

부당거래, 뒷거래 등 각종 부정이 만연했고 오디션에 참여한 연습생들은 인간 이하의 취급도 당하는 등 연예계의 어두운 이면이 고스란이 드러났다.

지난 15일 MBC PD수첩에는 엠넷 아이돌 오디션 ‘프로듀스 엑스(X) 101'과 ’아이돌학교‘의 방송 조작 논란을 다뤘다.

방송 인터뷰에서 한 연습생들은 "처음부터 아예 오디션은 없었다"는 증언부터 "밥을 못 먹어 생리도 안 했다"는 충격적인 고백까지 털어놨다.

이날 방송에서는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제작진들의 연습생들을 향한 '갑질' 논란, 엠넷과 기획사들의 유착 의혹 등을 짚었다.

특히 '아이돌학교'에 출연한 이해인은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고 "'3000명 오디션 어떻게 보셨어요' 하고 물어보면 아무도 대답 못 할 것이다. 오디션을 안 봤으니까"라고 증언했다.

또 다른 출연자는 "촬영장 분위기가 엉망이었다. 배고프고 울고 그랬다. 창문을 깨고 탈출하기도 했다. 하혈을 두 달 동안 했다. 누구는 생리를 안 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아이돌학교' 제작진은 "밥을 안 줬다고 하는데 급식소가 있었다. 밥을 잘 먹어서 살이 쪄서 걱정할 정도였다"고 반박했다.

'프듀X' 한 출연자는 첫 공연 '센터'(무대에서 중심에 서는 사람)가 중간에 변경됐다고 털어놔 충격을 안겼다. 그는 "센터 자체가 연습생들이 뽑는 거였다. 그런데 제작진이 갑자기 투표 방식을 바꿔 그 연습생(방송에서 센터로 나온 사람)이 센터가 됐다"고 했다.

이 밖에 제작진이 일부 연습생에게 경연곡을 유포했다는 주장, 데뷔 조가 이미 내정돼 있었다는 주장, 참가자와 계약을 하고도 방치했다는 주장 등이 제기됐다.

경찰은 현재 해당 방송의 조작 논란에 대해 수사 중이며 그 결과에 따라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시청자(문자 투표 참여자)들로 구성된 '프듀X 진상규명위원회'는 'PD수첩' 방송 직후 성명문을 내고 수사기관에 '각 출연자의 실제 득표수를 알 수 있는 원 데이터 관련 자료'를 정보 공개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투데이픽 todaypic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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