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상에서 몰래카메라 콘텐츠가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고 있다.

그렇지만 재미에 그치지 않고 자극적이거나 불쾌감을 주는 몰래카메라 영상도 별다른 제재 없이 무분별하고 등록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유튜브에서는 몰래카메라를 주제로 한 영상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집 안, 길거리, 가게 등 각종 상황에서 남을 속이는 이른바 ‘몰카’는 뜨거운 호응을 얻는다.

보통 가족에게 장난을 치거나 친구를 속이는 영상, 모르는 사람에게 다가가 말을 걸고 음식을 뺏어 먹는 등 장면을 연출한 영상들이다. 몇몇 몰카 영상은 지나치게 자극적인 내용을 담기도 한다.

물론 해당 몰래카메라 영상은 대부분 상대방의 동의를 얻어 공개된 것이지만 남을 몰래 촬영하는 행위가 가볍게 치부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몰카 영상은 유튜브 플랫폼에 익숙한 어린아이들에게도 쉽게 노출되기 때문에 몰카 콘텐츠를 접했을 때 무작정 따라할 수 있다는 목소리다.

유튜브 캡쳐
유튜브 캡쳐

실제 지난해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유튜브에 엄마를 몰래 찍어 올리는 ‘엄마몰카’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아이들은 높은 조회 수를 얻기 위해 자극적인 영상이나 미션을 받는 일도 서슴없이 행한다.

엄마의 동의도 받지 않고 옷 갈아입는 모습, 자고 있는 영상뿐만 아니라 속옷을 몰래 촬영하거나 샤워하는 모습까지 공유했다.

한 초등학생 유튜버는 방송 중에 “엄마 엉덩이 보고 싶은 사람들 손 드세요. 구독 천 개 눌러주시면 엄마 엉덩이 보여드리겠습니다”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지난해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실시한 진로교육 현황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튜버가 초등학생 장래희망 5위를 차지했다. 관련 조사 실시 이후 유튜버가 순위권에 등장한 것은 처음이다.

유튜버를 꿈꾸는 초등학생들이 늘어나며 몰카 콘텐츠를 따라하는 어린이도 점점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지만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몰카가 높은 조회 수를 얻고 있어 문제다.

17일 기준 조회 수 696만여 회를 기록한 한 영상의 경우 옥상에서 친구의 동생을 비비탄 총을 쏴 맞추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영상에서 한 남성은 전화로 친구의 동생을 불러 낸 뒤 근처 옥상에 숨는다. 몸을 숨긴 남성은 비비탄 총으로 연달아 동생에게 저격한다.

자고 있는 친구에게 몰래 전기충격기를 사용한 영상은 347만 여 조회 수를 얻었다. 약한 정도의 전기충격기임을 고지하며 시작된 몰카는 속옷만 입은 채 자고 있는 남성에게 몰래 다가가 허벅지에 전기충격을 가해 잠을 깨우는 것으로 끝이 난다.

해당 영상들은 “재밌다”, “웃기다”는 호응이 이어졌고 “나도 친구 불러서 우리 집에서 저격해봐야겠다”거나 “다음에는 목에다 (전기충격기를)해 봐라”라는 댓글이 나오기도 했다.

이밖에도 슈가글래스로 제작한 와인병으로 사람 머리깨는 몰래카메라, 친구 집에 숨어들어가 공포감을 조성하는 몰카 등은 적지 않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다양한 장르의 아이디어 넘치는 몰래카메라 영상은 유튜브에서 볼 수 있는 소소한 재미지만 상대적으로 분별력이 떨어지는 어린 아이들이 그대로 받아들이고 해석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경계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유튜브가 새로운 창작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만큼 규제로 통제하기 보다는 이용자간 콘텐츠를 자정하려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진나연 기자 jinny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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