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관광명소에 숙박업소 유성유스호스텔 포함… 엉터리 집계
단순 유료시설 선정·명소 누락 등 허술… “데이터 재정비 해야”

사진 = 네이버 지도 캡처
사진 = 네이버 지도 캡처

[충청투데이 전민영 기자] 대전시가 지역 관광객 수 늘리기 꼼수를 펼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역 내 관광지에 청소년 숙박업소가 포함된 것으로 나타나며, 시가 관광객 수를 쉽게 늘리기 위해 꼼수 집계를 진행 및 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6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관광지식정보시스템을 통해 공식적으로 집계되는 대전지역 관광명소 중에는 유성유스호스텔이 포함돼 있다.

지역을 대표할 주요 관광지로 학교, 기업 등 단체들만 사용 가능한 숙박업소가 포함된 것이다.

문제는 관광지식정보시스템 통계가 전국의 주요 관광명소와 관광객 수를 파악하는 용도의 공신력 있는 통계 지표로 활용된다는 점이다.

시 역시 지역 방문객 규모 파악을 위해 관광정보시스템 외에는 별도의 집계 시스템을 활용하지 않는 실정이다.

그러나 시 스스로가 유스호스텔이라는 부적합한 관광지를 선정·신청했으며 이를 십여년 이상 방치해 둔 상태다.

타 지역의 경우 리조트가 관광지로 다수 포함돼 있지만 리조트는 카지노, 골프장, 수영장, 스키장, 테마파크 등 레저시설 구비를 통해 단일 관광지 기능을 하는 경우가 많다.

단체숙박업소 기능에만 초점이 맞춰진 호스텔과는 다른 성격인 것이다.

시는 유스호스텔이 관광객 집계 대상 관광지에 포함된 것을 놓고 이렇다 할 이유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너무 오래 전에 선정돼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다”며 “다만 유스호스텔에는 시민보다 외지인이 더 많이 묵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복지센터, 스포츠팀 등 지역의 단체들도 유스호스텔을 활발하게 이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시가 외지인의 관광목적 여부를 가리지 않고 단순히 유료시설만을 집계 대상에 포함시켜 관광객 규모를 늘이는 등의 편법을 사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등록된 지역의 관광명소 18곳 중 시가 선정한 ‘대전시 관광명소 12선’과 부합하는 곳이 3곳뿐이라는 점도 문제다.

오랫동안 시에서 장려하는 관광지와 시스템이 큰 편차를 보이지만, 이에 대한 수정은 이뤄지지 않는 대신 시는 새로운 관광지 추가 선정만을 계획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바른 관광 정책 수립을 위한 기초 자료로 지역 내 관광지 별 방문객수 통계가 중요하게 활용된다는 점에서 시가 제대로 된 지역 관광지를 설정하고 이를 공식적인 집계에 포함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역 대학의 한 교수는 “가장 기본이 되는 통계 수치부터 정리돼야 지역에 맞는 관광산업을 육성할 수 있다”며 “실제 인기 명소와 시스템 간 차이를 없애고 모호한 선정 기준 등을 재정비해 기본 데이터에 대한 현실성을 높이는 게 장기적 관점의 관광산업 육성을 위한 첫 발”이라고 말했다.

전민영 기자 myje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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