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적 발표 시기도 미지수
야권발 정계개편 고려 분석
신인들 전략 못세워 조바심

[충청투데이 나운규 기자] 자유한국당의 내년 4·15 총선 공천룰 확정이 늦어지면서 출마를 준비 중인 정치 신인 예비 주자들이 조바심과 함께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정치 신인들은 기존 정치인에 비해 조직이나 인지도 측면에서 약한 만큼 공천 기준에 맞춰 경선 전략을 세우고 준비해야 하는 데다, 기준 확정이 늦어져 자칫 ‘깜깜이 경선’이 되면 절대적으로 불리하기 때문이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국당의 21대 총선 공천 기준 발표가 늦어지고 있다.

당내 신정치혁신특별위원회가 지난 6월 공천룰 개정 작업을 마무리해 황교안 대표에게 최종안을 보고한 지 벌써 4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대략적인 발표 시기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선거 1년 전인 지난 4월 발표한 것과 대조적이다. 당내에서 공천룰 확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는 전해지지만, 이미 늦은 데다 내달 확정 발표도 쉽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이를 두고 한국당이 보수통합과 야권발 정계개편 등 불안정한 정치적 상황을 고려해 공천룰 확정·발표를 늦추고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공천룰을 미리 발표할 경우 유승민 의원이 대표를 맡은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의 흡수 등 보수통합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당 지지율이 상승곡선을 타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공천룰에 따른 잡음이나 이탈층이 발생할 경우 나타날 수 있는 리스크도 부담이 될 수 있다.

특히 황교안 대표의 당내 장악력이 완전하지 못한 상황에서의 공천룰 발표는 당내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것도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와 함께 최근 일단락된 ‘조국 사태’를 비롯해 선거법 개혁안을 담은 패스트트랙 등 여야의 극심한 대립과 장외투쟁으로 인해 내년 총선 준비에 소홀했던 것도 공천룰 확정이 늦어진 이유로 꼽힌다.

지역 정가 보수 측 한 인사는 “아직은 여러모로 정치적 불안 요소가 많다”며 “보수통합이나 정계개편 윤곽이 어느 정도 나올 때가지 공천룰 확정 발표를 늦출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당 공천룰 확정 발표가 늦어지면서 지역에서 총선을 준비 중인 당내 예비 주자들은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기존 정치인보다 정치 신인에서 두드러진다.

내년 총선을 준비 중인 한 정치 신인은 “내년 총선 경선에서 정치 신인과 청년·여성을 배려한다고는 하지만, 공천룰 확정 발표를 비롯한 경선 일정이 늦어지면 정치 신인이 절대적으로 불리한 것이 사실”이라며 “정치 신인 가산점으로 50% 또는 40%가 거론되고 있지만, 본인이 얻은 득표에서의 가점이라 크다고 볼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나운규 기자 sendm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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