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지난달 17일 국내에서 첫 확진된 후 오늘로 꼭 1개월을 맞았다. ASF는 지난달 16일 경기도 파주에서 의심 신고가 들어온 것을 시발로 김포, 연천, 강화 등지로 급속히 번져나갔다. 지난 한 달간 ASF로 살처분된 돼지가 모두 15만5000마리에 이를 정도로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 연천에서 어제 추가 의심신고가 들어오는 등 ASF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 의심농가가 ASF 확진판정을 받으면 국내 15번째 발병이다.

경기도 연천의 농가에서 사육하던 돼지가 지난 9일 ASF 확진판정을 받은 후 1주일간 추가 발병이 없는 건 일단 다행이다. 하지만 어느 곳에서 ASF가 불거질지 불안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양돈농가에서의 발병은 소강상태이나 경기·강원 접경지역의 야생멧돼지에서 최근까지 잇따라 바이러스가 검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어제도 철원군 민간인통제선(민통선) 내에서 죽은 채 발견된 멧돼지에서 ASF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국립환경과학원이 밝혔다.

멧돼지가 ASF 주요 감염 경로 가운데 하나로 지목됐음에도 방역 초기 대처를 소홀히 하지 않았나 싶다. 멧돼지에서 바이러스가 수차례 검출되고 나서야 멧돼지 사살 등 고강도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감염경로가 어디에 있든 ASF 확산 방지가 급선무다. ASF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는다고 해도 이동제한 조치 등을 감안할 때 감염농장이 다시 돼지를 입식하기까지 6개월이나 걸린다고 한다. 농가의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충청지역에서 ASF가 나오지 않은 건 철저한 방역덕분일 거다. 충남은 전국 최대 양돈단지로 전국 돼지의 21%(242만)를 사육하고 있다. 충청지역이 뚫리면 국내 양돈 산업은 치명상을 입게 된다. ASF가 완전 퇴치될 때까지 방역의 고비를 바싹 조여야겠다. ASF에 따른 돼지고기 폭락사태도 막아야 한다. 국내 돼지고기 도매가격이 지날 달보다 30%이상 떨어졌다고 한다. 소비촉진 등 다양한 대책을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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