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로2]누가 설리를 지게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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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로2]누가 설리를 지게 했나
  • 김윤주 기자
  • 승인 2019년 10월 16일 18시 46분
  • 지면게재일 2019년 10월 17일 목요일
  •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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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 악플러들의 손가락 총
▲ 설리. 연합뉴스
▲ 설리. 연합뉴스

☞연예인은 친숙하다. 그들은 우릴 몰라도, 우린 그들을 안다. TV·인터넷에서 자주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깝게 느껴진다. 때론 내 지인 같기도 하다. 그들의 죽음에 우울해지기도 한다. 14일,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가수 설리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는 내용이었다. 항상 밝고 예뻤던 그녀였다. 그것도 불과 25세, 너무 어린 나이다. 꽃 같던 그녀가 꽃처럼 졌다. 믿기지 않는다. 너무나도 우울해졌다.

☞설리는 우울증이 있었다. 항상 미소 짓던 겉과는 달리 속은 매우 아팠다. 우울증은 자신을 갉아먹는 병이다. 자기 자신을 견디기가 힘들다. 끝없는 우울한 생각으로 무기력해진다. 아무 의욕도 없다. 먹는 것도, 자는 것도 해답이 되지 않는다. 많이 힘들고 괴로운 병이다. 하지만 설리도 처음부터 그렇진 않았다. 그녀가 그렇게 된 데는 이유가 있다. 설리는 11세에 드라마로 데뷔했다. 14년 차 연예인이 됐지만, 여전히 힘든 건 있었다. 영원히 익숙해질 수 없는 일도 있었다.

☞그녀는 악플에 시달렸다. 자유분방한 성격이었지만, 욕먹을 이유는 없었다. 그저 튄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아야 했다. 그녀뿐만이 아니었다. 그녀의 주변 사람들도 그 대상이 됐다. 설리는 한 방송에서 "자신과 친구라고 하면 괜히 욕먹는다"라며 속상해했다. 자신과 동갑인 악플러를 선처해 준 이야기도 했었다. "자신 때문에 전과자가 되면 미안해서…"라고 이유를 밝혔었다. 애써 웃던 그녀는 울고 있었다. 그녀가 떠나자, 비로소 악플이 멈췄다.

☞악플러는 악마다. 자신이 뭘 잘못하는지 모른다. 자신은 심하지 않다고 여긴다. '익명'이란 가면을 쓰고, 손가락으로 총을 쏜다. 직접 마주하지 않기에 겁이 없다. 안 걸릴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도를 넘는다.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비난한다. 그 가족, 친구도 욕한다. 근거 없는 소문은 흉기가 된다. 한 사람의 인격을 난도질한다. 악플러들은 삐뚤어진 마음을 그렇게 푼다. 가벼운 손가락에 많은 사람들이 다친다. 최진실도, 유니도 그렇게 떠났다. 하지만 악플러는 반성이 없다. 죽어야 멈춘다. 인터넷 실명제·악플 금지법이 필요한 이유다. 악플러들은 꼭 고통을 돌려받아야 한다. 설리는 생전 환생하기 싫다고 말했었다. 굳이 환생해야 한다면, 하루살이로 살고 싶다고 했다. 그녀가 얼마나 괴로웠는지 느껴져 마음이 아프다. 그녀가 도착한 그 세상에선 진심으로 웃길 바란다. 편집부 김윤주 기자 maybe0412@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