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안 발표 후 3시간만에… “정부에 부담 줘선 안돼”
부인 정경심 구속영장 청구 임박 사퇴 결심 요소 해석도
文, 사표 수리… 총선 차출론 등 향후 정치적 역할 관심

[충청투데이 백승목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이 "검찰 개혁을 위한 (저의)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라며 14일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사모펀드 개입과 딸 입시특혜 등 각종 논란 속에서 법무장관으로 취임한지 35일만이다. 다만 정치권을 중심으로 조 장관의 향후 정치적 역할론도 주목받고 있다. ▶관련기사 4면

조 장관은 이날 오후 2시 별도의 기자회견 없이 사퇴 입장문을 내고 "저는 오늘 법무부 장관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검찰의 직접수사 축소를 골자로 하는 '검찰개혁안'을 발표한지 약 3시간만에 돌연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이다. 앞서 조 장관은 이날 검찰개혁안을 준비했던 실무진들에게는 장관실에서 도시락 식사를 하며 사퇴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장관은 "검찰개혁은 학자와 지식인으로서 제 필생의 사명이었고 오랫동안 고민하고 추구해왔던 목표였다"며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기초한 수사구조 개혁', '인권을 존중하는 절제된 검찰권 행사' 등은 오랜 소신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찰개혁을 위해 문재인 정부 첫 민정수석으로서 또 법무부 장관으로서 지난 2년 반 전력질주 해왔고,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조 장관은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며 "이유 불문하고 국민들께 너무도 죄송스러웠다. 특히 상처받은 젊은이들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밝혔다.

본인과 가족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 상황을 의미한 것이다.

이와 함께 조 장관은 "더는 제 가족 일로 대통령님과 정부에 부담을 드려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가족 수사로 인해 국민들께 참으로 송구했지만, 장관으로서 단 며칠을 일하더라도 검찰 개혁을 위해 마지막 저의 소임은 다하고 사라지겠다는 각오로 하루하루를 감당했다"며 "그러나 이제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부인인 정경심 씨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코 앞에 닥쳤다는 점도 조 장관이 사퇴 결심을 하게 한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5일에는 법무부 국정감사가 예고돼 있다.

조 장관은 검찰 개혁에 대한 심경도 밝혔다. 그는 "검찰 개혁 제도화가 궤도에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가야 할 길 이 멀다"며 "이제 저보다 더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해 줄 후임자에게 바통을 넘기고 마무리를 부탁드리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날 조 장관은 법무부 장관에서 사퇴했지만 일부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권주자 3위에 오르는 등 정치적 위상이 커짐에 따라 당장 여권 내에선 조 장관의 차기 총선 차출론이 거론되고 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표를 수리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문 대통령이 오늘 오후 5시38분 조 장관의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고 대변인은 "조 장관의 임기는 오늘 밤 12시까지"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15일부터는 김오수 차관이 법무장관의 직무 대리를 맡게 된다.

서울=백승목 기자 sm1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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