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찬영 대전·세종지역 인적자원개발위원회 선임위원

10월(十月), 백과사전에는 국화가 만발하고 단풍이 물들어 가을은 점점 깊어간다고 한다. 8∼9일에 찬 이슬이 맺는다는 한로(寒露)가, 23∼24일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이 돌아와 농촌은 한 해를 수확하느라 바쁜 계절이다. 10월은 중순이 지나면서 맑은 날이 주기적으로 계속돼 자연을 벗하기에 알맞다.

전통 농경사회에서는 자연 현상에 의한 기후의 변화가 매년 농사에 매우 중요했으며 정확해야 했다. 그래서 태양력을 이용한 24절기가 활용됐다. 농민으로서 이것을 아는 것을 ‘철을 안다’고 했고, 철을 안다든가 철이 났다든가 하는 말은 소년이 성인이 되고, 또한 성숙한 농군이 됐다는 의미로 지금도 사용되고 있다.

최근 우리 대전지역 일자리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 이른바 대전지역 일자리가 ‘철을 알고 철이 나고’ 있다. 지역의 고용정책 및 다양한 일자리 사업 등을 통한 고용상황이 성숙해지고 있다. 전년 동기에 비해 매우 낮았던 고용증가에 대한 기저효과 및 재정지원 일자리 사업의 효과, 계절적 요인 등을 고려해보면 확실한 증가 추세로 전환했다고 단정 짓기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고용률(66.4%)은 통계발표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며 실업률도 최근 5년 중 가장 낮았던 2017년 9월(2.3%)에 근접하고 있다.

고용상황이 성숙해지고 있다는 것은 지역의 다양한 일자리 기관들의 역할과 책임이 예전보다 더 중요하고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역의 산업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사업을 통해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 및 구인과 구직 간의 미스매치를 해소하고 지역산업의 혁신과 인력양성을 도맡아 수행하고 있는 대전·세종지역 인적자원개발위원회가 2013년 10월 29일 출범해 올해 7년째를 맞는다.

지역 인적자원개발위원회도 소년기를 벗어나 성인이 되고 있다. 그만큼 지역의 일자리 농군으로서 전문성을 가지고 대전시와 고용청, 산업계, 출연(연), 대학, 일자리 유관기관 등 다양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지역의 인재와 일자리를 연결하고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수확물을 거두어들여야 할 시기이다. 추수(秋收)의 계절 가을,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사는 우리에게도 계절의 표준이 되는 절기(節氣)의 의미를 되짚어봐야 할 때다. 우리 대전시는 4차 산업혁명 특별시로서 미래일자리를 창출하고, 대외적으로도 연구 및 기술개발을 위한 선제대응에도 앞장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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