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둔 가장 큰 이유는 지역인재 육성을 위해서다. 그런데 지역거점국립대 로스쿨의 지역인재 비율을 보면 지역인재 육성이라는 말이 무색할 지경이다. 신입생의 일정비율 이상을 지역인재로 뽑도록 한 권고안이 있지만 실제 선발 비율은 권고안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형편이다.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 제 15조는 충청권 로스쿨은 선발인원의 20%를 지역인재를 뽑도록 하고 있다.

어제 진행된 국회 교육위원회의 충남대·충북대 국정감사에서 로스쿨 지역인재 선발이 도마에 올랐다. 서영교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충남대 로스쿨 지역인재 비율은 지난해 12%(13명), 올해 15%(16명)에 불과하다. 충북대 로스쿨도 올해 지역인재 비율이 10%(8명)로 별반 다르지 않다. 충남대 로스쿨은 지역 거점국립대 로스쿨 중 유일하게 3년 연속 지역인재 권고 비율을 채우지 못했다고 한다.

수도권 쏠림현상이 지역 로스쿨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수도권에서 충남대와 충북대 로스쿨로 오는 학생 비율이 70%나 된다. 대학 측은 지역인재를 많이 뽑으려 해도 정작 학생들이 지원을 하지 않는다고 하소연이다. 전형과정에서는 권고안대로 20%에 해당하는 지역인재를 선발하지만 최종적으로 등록을 하지 않는 학생들 때문에 지역인재 비율이 낮다는 것이다. 여러 로스쿨에 합격한 학생들이 그중 선호도가 높은 로스쿨을 선택하는 건 당연하다고 하겠다.

그렇다고 지역거점국립대의 저조한 지역인재 비율을 바라만보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충청권 로스쿨에 학생들이 몰려오게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면 동시 합격자들의 이탈율도 확 줄어들 것이다. 지역의 학생이 그 지역의 로스쿨을 나와 법조인이 된 뒤 고장을 위해 법률서비스를 하라는 로스쿨 본래 취지를 살려야 한다. 로스쿨 지역인재 20% 선발은 최소 배려 인원이라고 본다. 서 의원의 말대로 충청권 학생이 지역 로스쿨에 갈 수 있도록 아예 20%를 먼저 뽑는 방안은 없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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