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31개교로 가장 많아…충북 23개교, 대전 2개교, 세종은 단 한 곳도 없어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각계각층에서 친일 잔재 청산에 힘쓰고 있지만 일부학교에서는 여전히 친일 인사가 작곡 또는 작사한 교가를 사용하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장 바른미래당 이찬열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총 189개교가 친일행적이 확인된 작사, 작곡가가 만든 교가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는 충남이 31개교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고, 이어 △경북 30개교 △전북 25개교 △충북 23개교 △전남 18개교 △부산 16개교 △광주 13개교 △강원 10개교 △대구 6개교 △경기 6개교 △경남 5개교 △대전 2개교 △울산 3개교 △서울 1개교 순이었다.

세종, 제주, 인천은 친일파 교가를 사용하는 곳이 단 한 곳도 없었다.

교가를 만든 친일음악가의 대다수는 일제 강점기 당시 음악활동을 통해 일본 제국주의를 찬양하거나 군국주의 야욕을 정당화해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이들이었다.

친일 음악가 현제명이 작곡한 충남의 한 고등학교 교가. 사진=
친일 음악가 현제명이 작곡한 교가. 사진=학교 홈페이지 캡처

일제 말기 군국가요를 연주, 반주, 지휘한 이홍렬, 친일악단 경성후생실내악단, 친일 음악가들의 최대 어용조직인 조선음악협회 작곡부 위원으로 활동한 김성태, 식민통치와 침략전쟁 지지 가요를 작곡하고, 연주회 출연자 수익금을 침략전쟁을 위한 국방헌금에 헌납했던 현제명 등이 대표적이다.

대전의 2개교는 만주작곡연구회 회원으로 만주국 건국을 찬양했던 김동진의 곡으로 확인됐다.

이 의원은 “교내 친일 잔재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학생, 교사, 학부모, 동문 등이 주체가 돼 청산을 위한 협의에 나서야 한다”며 “교육청 차원의 행·재정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교체가 어렵거나, 일본인 교장 사진 등을 철거한 곳은 해당 자료를 단순히 폐기할 것이 아니라 이런 역사적 사실을 각 지역의 독립운동사 등과 연계해 교육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구 교육청을 제외한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은 각각 일제 잔재청산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정민혜 기자 jmh@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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