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갑 청주시 복대2동 행정복지센터 주민복지팀장

확실히 오래 사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시대는 지난 것 같다. 현대의 의학기술 발달과 경제 수준의 향상 그리고 사회 복지제도의 확충으로 우리나라는 지난 2017년부터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이 14%를 넘은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오는 2026년에는 우리나라의 괄목할 만한 경제 성장처럼 65세 이상 인구가 많이 늘어 20% 이상이 되는 초고령 사회로 빠르게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평균 수명의 연장은 사람의 인생에 있어 필연적으로 본인만의 시간이 매우 많이 늘게 된다. 이 말은 앞으로의 개인의 삶의 질은 단지 장수가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가 좌우한다는 의미가 된다. 직장인들의 '워라밸(Work&Life Balance)', 학생들의 '스라밸(Study&Life Balance)'이라는 용어가 시대 화두가 되는 것은 이와 일맥상통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워라밸'이라는 말이 자영업자, 실업자에게 사치스러운 말로 보일 수 있지만 단순하게 노동시간 단축, 저녁이 있는 삶, 휴가 일수 확대 같은 물리적인 요인들이 일상생활의 균형을 가져와 근로자 혹은 학생들의 행복을 찾아주는 것은 아니고, 질적인 요인에 의해 개인이 행복을 찾아가야 균형 있는 삶이 되는 것이다.

매일 반복되는 야근과 주말 출근으로 지쳐 있던 나는 지난 2010년 사회인 야구를 처음 접하게 됐다. 이전까지 동료들과의 술자리, 주말에 몰아서 자는 잠으로 여가를 보냈는데, 이 새로운 취미활동으로 인해 마치 신세계를 접한 것처럼 매주 토요일을 고대하게 됐다. 가족들이 그 나이에 무슨 야구를 시작하느냐고 타박도 하고, 몸조심하라는 등 나의 새로운 취미를 방해(?)했지만 난 물 만난 고기처럼 무척 행복했다.

물론 모든 운동이 그렇듯이 어느 시점이 되자 쉽지 않은 벽에 부딪혔기에 매 순간이 행복한 시간은 아니었다. 그러나 스포츠라는 취미를 통해 그간 직장에서 잘 느끼지 못했던 사회와 인생에 대해 다시 배우게 됐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면서 나름대로 가르침을 얻게 됐다. 많은 실패 후 성공할 수 있고, 팀의 조직력·협동·개인의 책임감 등이 결합해야 한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다. 또 재능 이상의 성실과 끈기가 있어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됐고, 스포츠 규칙을 통해 상대의 존중 같은 매너와 우리 팀에 해가 되지 않는 역할 행동 등을 익힐 수 있었다.

생활 체육은 내게 진정한 워라밸을 선물했다. 많은 이가 생활 체육 활동을 하거나 개인 취미를 통해 자신을 가꾸고 있다. 일전에 어느 신문 기사를 보니 청주에 사회인 야구팀 223개가 있으며, 여기서 활동하는 인원이 무려 8050여 명이나 된다고 한다. 중복된 숫자가 있을지 모르지만 우리 시의 인구를 볼 때 적지 않은 사람이 야구를 하는 것이다.

학교 운동장, 맨땅 경기장에서 경기할 때 가끔 부상 위험이 많아 아쉬움이 많았는데 우리 시에서 안정적인 생활 체육 활성화를 위해 질 좋은 경기장 확보에 좀 더 노력을 기울인다면 더욱 함께 웃는 청주가 되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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