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평균임금보다 못 벌거나
최저생계비 아래도… 벼랑끝 몰려
지자체 고용창출 등 정책 필요성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충청권 소상공인이 과밀화로 인해 생사의 기로에 서 있다. 진입장벽이 낮아 창업률이 높은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업 소상공인 10명 중 7~8명은 소득이 최저생계비보다 낮거나 같은 업종 근로자 평균 임금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중소기업연구원이 전국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별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업 현황을 조사해 발표한 '전국 소상공인 과밀화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충청권 자영업은 벼랑 끝에 서 있다.

먼저 충청권 소상공인은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업 과밀화로 임금 근로자보다 벌이가 적거나 수익을 전혀 내지 못하고 있다. 대전지역의 도소매업 사업체 1곳 당 연평균 영업이익은 2015년 기준으로 2424만원이었다. 충남은 2324만원, 세종은 2488만원, 충북은 2344만원 등 가게의 영업 이익이 업계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평균 임금(3191만원)에 훨씬 못 미친다.

대전지역에 근로자 평균 임금을 못 버는 가게는 전체의 77.12%에 달했다. 충남은 78.51%로 강원도(81.1%), 전북(80.9%), 전남(80.7%) 등에 이어 전국 5위, 충북은 77.46%로 6위였다.

가게 사장이라는 건 말 뿐으로 충청권 소상공인은 최저생계비도 못 벌고 있다. 최저생계비(1620만원, 3인 가구 기준)도 못 버는 대전의 도소매업체는 전체의 46.03%를 차지했다. 충남은 50.17%, 세종 50.65%, 충북 49.04%으로 도소매업 소상공인은 절반 이상이 최저생계비 미만의 연소득을 냈다.

숙박음식업의 상황도 나빴다. 대전지역 숙박음식업 소상공인의 연평균 소득은 1848만원, 충남 1891만원, 세종 1821만원 등으로 전국 숙박음식업 임금 근로자 평균 소득인 1900만원에도 못 미쳤다.

전문가들은 사정이 이렇게 된 주요 원인으로 과밀화를 꼽는다. 충청권은 인구에 기반한 수요의 부족과 신산업 부족에 따른 산업기반의 약화됐다.

지역민들은 생계유지를 위해 서민생활과 밀접한 소상공인 업종인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업에 지속적으로 진출해 과밀화됐다는 것이다. ㎢당 소상공인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업의 표면적인 밀집도는 대전이 166.1개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등에 이어 전국 5위였다.

현재 충청권은 창업도 많고 폐업도 많은 자영업자의 무덤이 되고 있다. 경제를 가장 밑바닥에서 지탱하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이 절박한 상황에 몰려 있다. 거리엔 멀쩡해 보이지만 이미 소득을 못 내는 가게들이 수두룩한 상황이다.

중소기업중앙회의 조사 결과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77%는 올해 들어 매출이 지난해보다 줄었다고 답했다.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서도 59.6%는 경영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라고 비관했다.

전문가들은 문제 해결은 위해 지자체가 나서야 된다고 조언했다. 중소기업연구원 관계자는 "자영업 과밀해소를 위해 지자체별 정책 강화를 통한 보완이 필요하다"며 "산업기반 육성과 신사업 발굴을 통해 인구유입에 따른 지역산업의 고용 창출로 소상공인과 자영업 이외 분야로의 직업이동으로 생활밀접 업종의 과밀을 점진적으로 해소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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