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기고] 초려학 어떻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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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기고] 초려학 어떻게 할 것인가?
  • 충청투데이
  • 승인 2019년 10월 10일 16시 09분
  • 지면게재일 2019년 10월 11일 금요일
  •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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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우 초려문화재단 이사장

초려(草廬) 이유태(1607~1684) 선생은 17세기 경세사상가로 율곡(栗谷)선생의 적통을 이은 사계(沙溪)선생에게 수학해 기호학파의 학맥을 계승·발전시킨 대유현이다. 특히 경학(經學)과 예학(禮學)에 탁월하고 시무(時務)에도 밝아 송시열, 송준길, 윤선거, 유계 선생 등과 함께 충청오현(忠淸五賢)으로 일컬어졌다.

병자호란 이후 산림(山林)에 은거해 강학(講學)에 힘쓰던 중 송시열, 송준길, 유계, 허적 선생 등과 함께 효종의 밀지(密旨)를 받고 조정에 나아가 효종의 북벌(北伐)에 참여했다. 1659년 북벌을 뒷받침하기 위한 만전지책으로 제진한 기해봉사(己亥封事)는 임병양란 이후 피폐해질대로 피폐해진 국가기강을 바로 세우고 민생을 구제하는 등 총체적인 난국을 타계하기 위한 구체적인 부국강병책이었다.

최근 기해봉사에 나타난 초려 선생의 개혁사상과 실학사상은 반계 유형원과 성호 이익 등의 경세치용학에 큰 영향을 끼쳤음이 학계에서부터 평가·재조명 되고 있음도 크게 주목된다. 올해 선생 탄신 412주년을 맞아 각계에서 기호유학에 대한 관심과 인문학 열풍 등으로 대두된 ‘초려학 어떻게 할 것인가?’는 새로운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초려학의 연구 활성화와 성과, 그 활용 방안에 대해선 벌써부터 일반과 학계에서 뜨겁게 논의돼 왔음도 주지의 사실이다. 이는 문중만의 한계와 문제에서 벗어나 충청, 기호(畿湖)지방에 대한 정체성 문제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러나 아직까지 충청오현에 대한 학술대회 한 번 제대로 개최하지 못한 지역 실정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으며 충남학, 공주학을 얘기하면서 기호유학에 대한 평가와 재조명은 아직 시간이 더 걸려야 한다는 데는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먼저 기호유학으로 대표하는 초려학에 대한 문제부터 제기하고자 한다.

첫째 2015년 11월 개원한 초려역사공원의 추진, 조성되기까지의 10년의 과정과 역사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부터 제대로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전국 유림들의 발의와 궐기대회를 통해 조성됐기 때문이며, 이를 통해 김종서·임난수 장군 성역화사업도 동시에 추진됐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지역은 물론 서원, 향교, 문중 간 교류와 협업이 가능해졌고 공공재로서의 이들 시설의 활용 등이 이미, 시민들 속에 깊이 파고들었다는 사실이다.

둘째 초려학(草廬學)의 가치와 계승을 위한 민·관·기업이 거버넌스를 통한 공동기획·참여·추진 사업을 제안하고 싶다. 기존 운영하고 있는 강좌의 내용도 고전 등 한학보다 초려선생의 기해봉사 강독이나 선생의 경세사상 등 이해를 돕는 강좌의 개설과 학문으로서의 초려학보다 초려학이 현대에 적용되는데 그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사실이다.

셋째 문중, 기념사업회의 기능과 역할도 무시할 수 없는데 적극적인 초려학 활성화를 위한 각 대학, 연구소의 연구비 지원사업과 장학금 지급 등의 예산 부담은 결코 문중만의 몫이 될 수 없다. 이를 위한 기관, 단체 간 용역, 위탁사업 등의 발굴을 통한 지원은 지속가능한 사업 가운데 하나일 수 있음도 간과해서는 안 되겠다. 지자체, 지역대학들의 관심과 참여가 관건이다.

넷째 연간 2~3회씩 개최되는 지역 문화, 축제행사에도 선생의 사상과 정신을 널리 알리고 체험활동 등을 통한 교육, 학습도 공동사업으로 추진했으면 한다. 이미 선생을 추모하는 헌다례와 시제 등의 각종 추모 의례 재현은 청소년 및 일반인들에게도 색다른 경험이 될 수 있고 그런 유·무형의 문화재 행사를 단순히 문중만의 고유 행사로 치러왔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 밖에 경전강독대회, 한시백일장대회, 시낭송대회는 그 목적과 취지도 지역문화축제와 같다.

다섯째 지역에서부터 먼저 기고, 칼럼, 좌담회 등 언론을 통한 온-오프라인 초려학 홍보가 중요하다고 하겠다. 아울러 만화, 스토리텔링북을 통한 읽기 쉽고 이해하기 편리한 간행물 등의 출판도 요구된다고 하겠다. 이미 초려학에 대한 관심과 기대는 지역을 넘어 전국적으로 그 취지와 당위성에 공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