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부진에 도매가↓…관련 매출도 떨어져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돼지고기 소비 위축으로 지역 축산업계와 자영업자가 휘청이고 있다. 경기침제와 ASF 발병으로 돼지고기 소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고스란히 매출액 급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9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연중 돼지고기 최대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돼지고기 도매가격이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7일 도매시장에서 거래된 돼지고기 평균 가격인 '돈육대표가격'은 1㎏에 3754원으로 지난 4일(3966원)보다 212원 하락했다. 경기도 파주에서 처음으로 ASF가 확진되기 이전인 지난달 16일(4602원)보다도 낮아진 것이다.

ASF가 잇따라 확진되며 돈육대표가격은 지난달 20일 6131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날 최고점을 찍은 후 내림세를 보이던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18일 만에 39% 하락했다.

특히 지난달 30일 이후 6 거래일 연속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돼지고기 소비부진의 영향이 지역 축산업계와 자영업자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역 유통업계에선 ASF 발병으로 돼지고기 소비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게 수요 위축으로 이어져 가격이 급락했다고 보고 있다.

또 경기침체와 함께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 등이 맞물리며 직장 내 회식이 축소돼 돼지고기 소비부진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과거에는 저돈가가 형성되면 원가 인하로 인해 육가공업체들의 이익이 늘어났던 반면, 최근에는 소비부진으로 거래 자체가 감소하고 있다.

대전 한 삼겹살 가게는 지난달 17일 ASF 발병 이후 매출액 규모가 하루가 다르게 줄고 있다.

이달 지난 7일까지의 매출은 불과 한 달 전보다 20%가량 줄었고, 하루 예약 건수 역시 최대 15% 감소했다.

삼겹살 가게 관계자는 "ASF 확산 가능성이 남아있어 소비심리 위축이 지속될 경우 연말 매출 역시 감소가 불가피할 것 같다"라고 토로했다.

유통업계도 매출이 뚝 떨어졌다.

대전의 한 중대형마트의 8일 기준 국내산 삼겹살(100g) 매출액은 총 23만 8819원으로 ASF 발병 당일인 지난달 17일의 106만 3709원에 비해 77.5% 급감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돼지고기를 꺼리는 심리가 나타나고 있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며 "ASF가 확산할 경우 돼지고기 가격이 다시 상승할 수 있다고 보고 있지만 소비 위축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소비자들의 불안 심리다. 주부 김모(42) 씨는 "업계와 농가에서 출하된 돼지고기는 먹어도 문제없다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 "어린 자녀를 둔 부모로서 돼지고기 섭취에 대한 불안감을 쉽사리 떨쳐낼 수 없어 돼지고기를 메뉴에서 제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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