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재해는 작업장의 근무환경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초·중·고등학교 급식 조리실의 산업 재해율이 높은 것도 작업환경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교육부 자료를 보면 전국 초·중·고등학교 급식실에서 2015~2018년까지 4년간 발생한 산재사고가 무려 2365건이나 된다. 연도별 급식실 산재사고는 2015년 475건, 2016년 546건, 2017년 618건, 2018년 726건 등이다. 매일 한 두건 꼴로 산재사고가 발생할 정도로 급식실 종사자들이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이다.

급식실 산재사고가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고 있는 데는 분명 원인이 있을 터다. 2015년과 지난해를 비교하면 사고가 53%나 폭증했다. 사고 유형 중에 조리실에서 넘어져서 다친 사고가 4년간 678건(28.7%)으로 가장 많았다. 화상과 같은 이상온도에 접촉한 사고도 649건(27.4%)이나 된다. 칼 등에 의한 절단·베임·찔림 사고가 뒤를 이었다. 급식실 내 전체 사고의 절반 이상이 넘어지거나 화상 사고였음을 알 수 있다. 넘어짐·화상 사고만 줄여도 급식실 산재사고는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정해진 시간 내에 많은 분량의 식사를 준비해야 하는 현실이고 보면 안전사고는 항상 도사리고 있다. 산재사고는 대부분 조리과정과 뒤처리과정에서 일어난다고 한다. 물과 화기를 다뤄야 하는 까닭에 그에 따른 사고가 잦다. 작업장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그래서 나온다. 지난해 학교급식인력당 산재 발생 건수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이 세종시라니 의외다. 세종시에서는 지난해 12건의 산재사고가 일어났다. 스마트 교육에 앞장서는 세종시와 어울리지 않는다.

급식실 산재사고를 막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사업장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을 유지·증진시킨다는 취지에서 도입한 산업안전보건위원회의 역할이 막중해졌다. 광주시교육청이 전국 최초로 마련한 급식실 안전보건 작업표준서가 눈길을 끈다. 급식실 사고예방을 위해 작업 순서대로 위험요소와 직업성 질환을 적시하는 등 안전수칙을 매뉴얼화 했다고 한다. 벤치마킹 해봄직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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