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문화축제인 백제문화제가 지난 6일 끝났지만 후유증이 적지 않다. 지금까지 65회째 백제문화제를 치러낸 것은, 한류의 원조인 1500년전 웅진(공주)백제와 사비(부여)시대의 자긍심이 넘친 역사성 덕분이다. 하지만 당초 축제 기획 의도를 살려 세계적인 축제로 도약하는 목표를 실현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그 첫째 요인은 (재)백제문화제추진위의 역할론 부재에서 오는 혼선을 꼽을 수 있다. 축제에 참여하고 있는 공주·부여 양 지자체 간 해묵은 이견 및 갈등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서다. 추진위와의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불만과 함께 축제의 내용과 배분 과정에서의 편파성 시비가 그치지 않는다. 부여에서 불거지고 있는 공동개최에 대한 회의론이 대표적이다. 급기야는 박정현 부여군수가 폐막식 행사에서 백제문화제 '격년제 개최'를 공식 제기했다. 박 군수는 지난 2월에도 백제문화제 격년제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이것이 수용되지 않을 경우 백제문화제추진위원회의 해체를 예고한 바 있다. 그간 이에 대한 논의 및 조정의 성과가 없었음을 그대로 반증해준다. 백제문화제의 이니시어티브를 둘러싼 갈등으로 비쳐지고 있어 우려감을 증폭시켜준다.

두 번째 요인으로는 축제 콘텐츠의 문제다. 백제문화제 내용이 중복되고, 예산과 인력 운영의 비효율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은 뼈아픈 대목이다. 김정섭 공주시장은 무령왕 '갱위강국(更爲强國)' 선포 1500주년이자 무령왕릉 발굴 50주년을 맞는 2021년 '세계 대 백제전'을 제안했다. 2010년 치렀던 세계대백제전 성격의 축제다. 박정현 부여군수는 백제·신라·고구려 3국 축제를 제안하고 나섰다.

우선 공주·부여의 이견 조정이 필수다. 백제문화제를 원점에서부터 재평가하고 비전과 목표를 재설정하는 과정에서 양 지지체의 조정 통합을 이루는 절차가 필요하다. 2015년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면서 그 위상도 높아졌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꼬인 매듭부터 풀라. 한성·익산 축제를 백제문화제로 아우르는 축제, 한국 대표 역사문화축제로 승화시키는 주축이 바로 공주·부여이고 충남도 몫 또한 작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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