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꽃가마 보내야 올 분”
하태경 “정치적 기반 사라져”

[충청투데이 나운규 기자] 안철수 전 의원의 미국행으로 내년 총선 전 정계복귀가 불투명해지면서 속도를 내는 듯했던 야권발(發) 정계개편이 다시 주춤하는 모양새다.

안 전 의원의 정계복귀를 통해 제3신당 창당의 동력을 얻으려 했던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도 내부에서 안 전 의원의 합류가 불투명해진 것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바른미래당 당권파에 맞서 유승민·안철수계 의원들이 출범한 변혁은 신당 창당을 통한 정계개편의 새로운 동력으로 안 전 의원의 동참을 기대해 왔다.

변혁 대표를 맡은 유 의원도 최근 청년당원들과의 간담회에서 “필요하다면 미국이 아니라 우주라도 갈 수 있다”면서 안 전 의원에게 공개적으로 구애의 손길을 내밀었다. 그런 상황에서 독일에 체류하던 안 전 의원이 “연구를 계속하고 싶다”는 말과 함께 미국행을 선택하면서 변혁에 비상등이 켜진 상황이다.

이같은 분위기는 변혁 소속 의원들의 발언에서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바른정당 출신의 이혜훈 의원은 8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국내 상황이 복잡하다. 어느 한쪽 진영에 서게 되면 다른 진영으로부터 비난받게 되는 상황에서 안 전 대표는 절대 한국에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며 “문제가 정리되고 나서 꽃가마를 보내드리면 올 분이라고 많이들 이야기한다”고 비꼬았다. 그는 이어 “안 전 대표 스타일이 문제가 있을 때는 거기에 끼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데, 그분들이 안 전 대표를 정확하게 알았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안 전 의원이 유 의원의 구애를 뿌리친 것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하태경 의원도 다른 라디오 방송에서 “후배로서 조언한다면, 내년 총선을 건너뛰면 해외에서 객사할 것”이라며 “정계 은퇴는 아니고 정치 복귀를 할 텐데 자신의 정치적 기반이 다 사라지고 뭘 한다는 이야기냐”고 밝혔다. 그러면서 “11월을 못 넘길 것”이라며 안 전 의원이 변혁에 합류할 수 있는 마지막 기한을 암시했다.

이같은 발언이 나오자 안 전 대표의 김도식 비서실장은 입장문을 통해 “이혜훈 의원의 돌출발언은 지나치다고 본다”면서 “늘 정치험로를 걸어온 그에게 꽃가마 운운 발언은 안 전 대표를 몰라도 너무 모르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나운규 기자 sendm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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