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 사실 인정하면서도 '성폭행은 없었다' 주장

'레옹, '제5원소', '발레리안' 등을 연출한 프랑스의 블록버스터 영화 제작자이자 감독 뤽 베송(60)이 여배우 성폭행 혐의를 공식 부인했다.

8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파리지방법원 예심부는 베송 감독이 2년간에 걸쳐 자신을 성폭행했다는 네덜란드 출신 여배우 산트 판 로이의 주장에 대해 지난주 예심을 개시했다.

이와 관련해 베송은 BFMTV에 출연, 자신이 판 로이와 관계를 가진 것은 맞지만 성폭행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베송은 이날 방송을 앞두고 공개한 발췌록에서 "나는 여성을 위협한 적이 없다. 그녀가 말한 것처럼 약물을 투입한 적도 없다. 이는 거짓말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판 로이와 관계를 가지는 등 실수를 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아내와 아이들을 배신했다. 한 번만 그런 것도 아니었다. 결혼생활 20년 동안 여러 차례 그런 일이 일어났다"고 토로했다.

앞서 프랑스 검찰은 지난 2월 판 로이가 베송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면서 고소한 사건을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판 로이는 지난 2017년 5월 17∼18일 사이 파리의 한 호텔 방에서 의식을 잃은 채 베송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면서 그를 고소했고, 베송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내리자 판 로이 측은 증거를 보강해 법원에 곧바로 기소를 요청하는 일종의 재정신청 제도를 이용해 베송을 다시 제소했다.

베송에게 성폭행 등의 피해를 봤다고 나선 여성은 베송이 소유한 영화사 유로파코프의 전 직원과 40대 미국 여배우 등 모두 9명이다.

1983년 데뷔한 베송 감독은 프랑스 누벨 이마주(새로운 이미지)를 대표하는 감독으로 '니키타', '레옹', '그랑블루' 등의 대표작이 있다.

2017년에는 프랑스 영화사상 최대 제작비(2천700억원)를 들여 SF 영화 '발레리안: 천 개 행성의 도시'를 내놨지만, 흥행에는 실패했다. 4번 결혼한 그의 현재 부인은 영화 제작자 비르지니 실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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