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는 친구들 많지만, '절대 못 이긴다'라고 생각하지는 않아"
"'한국 1등=세계 정상권' 공식 만든 선배님들 감사"

▲ (서울=연합뉴스) 정보성이 7일 서울시 송파구 한국체대에서 끝난 제100회 근대5종 남자고등부 개인전에서 1천161점을 얻어 우승한 뒤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서울=연합뉴스) 7일 서울시 송파구 한국체대에서 끝난 제100회 전국체전 근대5종 남자 고등부 메달리스트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가운데가 우승자인 정보성이다. 왼쪽은 2위 형태극, 오른쪽은 3위 신은석.

정보성(18·경남체고)은 "제가 다니던 중학교에 근대5종 선수가 두 명뿐이어서, 이 종목을 시작했다"고 했다.

전략적인 선택이었지만, 대외적으로 공개하기에는 가벼워 보일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정보성은 지독하게 훈련했고, 고교 졸업 전에 처음으로 전국규모 대회에서 우승했다.

정보성은 7일 서울시 송파구 한국체대에서 끝난 제100회 근대5종 남자고등부 개인전에서 1천161점을 얻어 우승했다.

고등부 개인전은 승마 경기를 치르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며 '근대4종'인 셈이다.

정보성은 약점인 수영에서 293점을 얻어 17위에 그쳤다. 펜싱에서 7위(234점)에 오르며 만회했지만 두 종목을 합한 중간 순위에서 10위로 밀렸다.

앞서 치른 종목 점수에 따라 '핸디캡 타임'을 안고 복합경기(레이저런)에서 정보성은 중간 1위 유은상(서울체고)보다 20초 늦게 출발했다.

2019 세계유소년선수권대회 혼성계주 우승자인 '고교 강자' 김재학(대구체고)이 7초 먼저 출발하는 것도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정보성은 사격과 육상을 번갈아서 하는 복합경기에서 탁월한 기량을 선보였다. 총 4차례 하는 사격에서 정교함을 과시하며 먼저 달린 선수들을 한두 명씩 제쳤다.

마지막 사격이 끝난 뒤에는 가장 먼저 달렸고, 결승선도 가장 먼저 통과했다.

복합경기에서 634점을 추가한 정보성은 총점 1천161점으로, 1천154점의 형태극(전북체고)을 제치고 우승했다.

형태극은 2019 세계유소년선수권대회 남자 계주에서 2위를 차지한 유망주다.

정보성은 "달리기는 자신 있다. 사격은 예전에는 강한 종목이 아니었는데 지독하게 훈련하다 보니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정보성은 울산스포츠과학중 1학년 때 근대5종에 입문했다.

그는 "수영을 하려고 했는데 정말 실력이 없었다. 다른 선수들에게 무시당하는 수준이었다"라고 털어놓으며 "다른 종목을 시작해보려고 하는 데 마침 근대5종 선수가 가장 적었다. 그래서 근대5종을 시작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대구체중으로 전학 후 실력이 향상했다.

정보성은 중학교 때는 입상하지 못했고, 고교 무대에서도 전국체전이 열리기 전에는 1위에 오른 적은 없었다.

그러나 정보성은 고교 시절을 마무리하는 제100회 전국체전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하며 근대5종 유망주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정보성은 "전웅태, 정진화 선배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메달을 따셨다. 2020년 도쿄올림픽 메달 획득을 노리신다는 것도 알고 있다"며 "선배들이 '한국 1등=세계 정상권'이라는 공식을 만들어주셨다. 당연히 후배들은 힘이 난다"고 세계로 향하는 길을 열어준 선배들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그는 "내년부터는 대단한 선배님들과 함께 뛴다. 솔직히 겁도 난다"면서도 "고교 시절에도 '잘하지 못하는 선수'였지만 '절대 못 이기는 선수는 없다'라는 생각으로 지독하게 훈련했다. 몇 년이 걸리겠지만, 한국 무대에서 상위권에 올라서 올림픽에 꼭 출전하겠다"라고 다짐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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