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대전 정동 쪽방촌 ‘부익부 빈익빈’
市 메인골목 위주 공방 등 지원
실제 거주지인 뒷골목은 뒷전
“차별받는 기분”… 주민 허탈감

 
정비가 되지 않은 대전 정동 쪽방촌 뒷골목(사진 왼쪽), 쪽방촌 뒷골목과 대조되는 정비된 모습의 메인 공방거리. 선정화 기자
정비가 되지 않은 대전 정동 쪽방촌 뒷골목(사진 왼쪽), 쪽방촌 뒷골목과 대조되는 정비된 모습의 메인 공방거리. 선정화 기자
“뒷골목에서 생활하는 우리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차별하는 기분이 듭니다”
낡은 집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대전 정동의 쪽방촌.
쪽방촌은 노후숙박업소와 쪽방 등의 밀집으로 성매매 우범지역으로 인식되면서 일반인들이 접근을 꺼리던 곳이었다.
이러한 쪽방촌에 최근 개발의 바람이 불면서 이웃간에도 불협화음이 일고 있다.
 
쪽방촌에서 30년 넘게 거주중이라는 주민 A(63·여) 씨는 “몇년 전부터 대전시가 쪽방촌 메인 골목만 신경써 준다”며 불만을 표했다.
그는 “시가 메인 골목 위주로만 공방가게, 커피숍 등을 지원해주고 실제 주민이 거주하는 쪽방촌 뒷골목의 생활개선에는 관심이 없다. 뒷골목 거리정비는 커녕 가로등 조차 제대로 없어 밤길이 무섭다”고 말했다.

같은 쪽방촌일지라도 공방 거리와 주민들이 거주 중인 뒷골목은 상반된 분위기였다.
공방거리는 허름하지만 넓고 깨끗해 레트로 복고감성을 일으켰지만 진입로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는 뒷골목은 스산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거주율이 높은 뒷골목은 성인 한명이 지나갈 수는 있을까 싶을 정도로 입구부터 비좁았다.
메인 공방거리를 두고 쪽방촌도 ‘부’와 ‘빈’이 엇갈린 모습이다.
쪽방촌에 공방거리가 생기게 된 계기는 시가 2017년부터 예술을 접목한 ‘마을 미술프로젝트’를 운영 중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은 이 프로젝트에 허탈감을 드러냈다.
주민 B(52·여) 씨는 “공방들이 들어서면서 실거주민들은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고, 이곳으로 출퇴근 하는 예술인들이 들어왔다”며 “뒷골목에서 생활하는 우리들은 아예 눈에 보이지 않는다. 차별 당하는 기분이 든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일부 주민들의 불만에 대해 동구청은 “쪽방촌 주민들을 위한 정동리 프로젝트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동구청 관계자는 “올초 국토부 공모 사업인 새뜰마을사업에 선정되면서 50억원 예산이 쪽방촌에 책정됐다”며 “예산이 집행되면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 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새뜰마을사업은 내년 최종 승인을 거쳐 2022년까지 진행될 예정으로 생활위생인프라·집수리 지원·공동체 지원 사업 등을 통해 정동 쪽방촌 주민들의 생활여건을 개선할 예정이다.

그는 “새뜰마을사업이 진행된다면 지금보다는 정동의 주거요건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민들이 지금 당장은 불편하더라도 시간을 갖고 기다려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선정화 기자 sjh@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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