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결위원장 자리 민주 서구갑·을 기싸움… 2차 추경 심의 불투명

[충청투데이 나운규 기자] 대전 서구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의원 간 감투싸움과 함께 여야 간 불협화음까지 내면서 집행부의 2차 추경안 처리가 무산될 처지에 놓였다. 7일 서구의회와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서구의회 예결특위는 이날 집행부가 상정한 2차 추경안을 심사했다. 하지만 이날 예산 심사에는 예결위원 전체 7명(민주당 4명, 한국당 3명) 중 위원장을 포함해 단 3명만이 심사에 참여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1명이 예결위원 사퇴서를 제출한 채 출석하지 않았고, 한국당 소속 의원 3명도 예결특위 구성 과정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면서 위원직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서구의회는 앞서 지난 4일 예결위 1차 회의를 열고 민주당 소속의 손도선 의원(비례대표)과 강정수 의원(가수원·관저1~2·기성동)을 각각 예결위원장과 부위원장으로 선임했다. 하지만 강 의원이 위원장 선출에 불만을 나타내면서 곧바로 예결위원 사퇴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선 예결위원장 자리를 두고 민주당 ‘서구갑’과 ‘서구을’ 지역구간 힘겨루기를 한 것 아니냐를 추측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소속 예결위원 4명 중 강 의원만 서구갑에 지역구를 두고 있고, 사실상 ‘서구을’로 분류되는 손 의원을 포함한 3명의 의원들 모두 ‘서구을’ 지역구 출신이기 때문이다. 예결위원 사퇴서 제출 이유를 묻기 위해 강 의원에게 연락했지만 “드릴 말씀이 없다”며 취재를 거부했다. 한국당 소속 의원들은 의장이 일방적으로 예결특위를 구성했다며 일괄 사퇴서를 제출했다.

이로써 집행부가 제출한 2차 추경 심사·의결은 이번 회기에 처리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구의회 예결특위는 당초 집행부가 제출한 추경안을 심사해 10일 예정된 제252회 임시회 마지막 본회의에 상정할 계획이었지만, 예결위원 절반 이상이 자진 사퇴하면서 의결할 수 없다. 이에 대해 김창관 의장은 “한국당 의원들은 예결위원을 여야 동수로 맞춰달라고 요구했다”며 “하지만 현재 민주당 12명, 한국당 7명인 상황에서는 불가능하고, 예산 심사도 공전할 가능성이 높아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오는 10일 예결위원들을 새로 선임해 4차 본회의를 열어 추경을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나운규 기자 sendm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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