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 이춘재(56)가 충북 청주에서 발생한 2건의 살인사건을 자백하면서 장기 미제 살인사건의 실마리가 풀릴지 관심이 쏠린다. 1991년 1월부터 1994년 1월까지 청주에서 발생한 미제 살인사건은 모두 5건이다. 이춘재는 이중 1991년 1월 방적공장 직원 박모양 살인사건과 그 이듬해 발생한 가정주부 이모씨 피살사건 등 2건을 자신이 자행한 범행이라고 실토했다. 이 기간은 이춘재가 청주에 연고를 둔 시기와 겹친다.

이춘재는 화성 연쇄살인사건 외에 5건의 살인과 30여건의 성범죄를 더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화성사건은 1986년 9월부터 1991년 4월까지 발생한 총 10차례의 살인사건을 일컫는다. 이춘재가 화성사건 외에 벌인 추가 범행과 청주 미제사건 사이의 연결고리를 푸는 게 과제다. 공소시효가 지나 이춘재를 처벌할 수 없다지만 사건의 실체적 진실은 밝혀내야 하는 까닭이다.

이춘재의 자백이 사실이냐의 여부에 초점이 모아진다. 경찰도 이춘재 자백의 신빙성을 검증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춘재는 모방 범죄로 분류된 화성 8차 사건까지 자신의 범행이었음을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이춘재의 살해 수법에 주목하고 있다. 피해자의 입에 재갈을 물리거나 옷가지로 손발을 묶는 등의 공통점이 나타난다. 청주 피해자들에게서도 이런 특이점이 나왔다.

이춘재의 살인행각은 청주에서 처제를 살해한 죄로 붙잡히면서 막을 내렸다. 이춘재가 청주 미제사건의 진범인지는 수사결과 드러날 것이다. 먼저 그가 자백한 2건의 살인사건부터 퍼즐을 맞춰나가야겠다. 나머지 3건의 미제사건도 수사를 포기해선 안 된다. 사건 후 3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나 수사하기가 쉽지만은 않을 터다. 완전범죄는 없다는 각오로 수사에 임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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