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묵 청주시 도시개발과 산단재생팀장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착각속에 많은 실수를 하지만 잘 알지 못한다. 오히려 착각 속에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그것을 부정하고 있음에도 우리의 삶이 지속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은 세상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잘 안다고 여기고 사물이 어떻게 작동되는지 모르면서 안다고 믿으며 복잡성을 무시한 채 자신의 의견을 지식으로 정당화하고 자신의 행동은 정당한 신념을 기반으로 한다고 스스로 말하는 거짓, 즉 착각 속에서 살고 있다. 따라서 일상에 필요한 모든 지식과 정보를 학습하는 과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알고 있다고 믿고 살기 때문에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는 생각을 통해 우리가 사는 세계의 존재 방식에 상응하는 모형을 머릿속에 구축하고 다른 사람들과 언어로 소통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또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놀라울 정도로 무지하고 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게 움직인다. 이토록 복잡한 세상에서 습득할 수 있는 지식에는 한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지한 우리가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사회 공동체의 지식을 자신의 것으로 착각하고 사용하는 행동의 결과일 것이다.

사람은 세상에 태어나서 성장하는 동안, 아니 성장한 이후에도 직접·간접적으로 교육을 통해 많은 것을 학습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은 거대한 컴퓨터와 같아 그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서 우리의 인지능력만으로 모든 것을 학습하고 그것을 기억해 처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지식 공동체와 같은 정보의 공급원을 선택해 살아갈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사람은 혼자 힘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없는 존재이기에 사회 구성원 간 인지 노동의 분배를 통해 생각을 연장하고 인과관계를 추론하며 구성원 간의 의사소통을 위한 방법을 정립하면서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생활 방법은 과거에도 그렇고 앞으로도 변화는 없을 것이고 그 과정에서 착각 또한 늘 우리와 함께할 것이다.

그러나 세상은 새로운 지식이 시시각각 쏟아져 나오는 정보 과잉의 세상으로, 지식공동체 등을 활용한다 해도 상황을 제대로 판단하고 살아가기가 쉽지는 않다. 정보 과잉의 부작용이겠지만 인터넷 웹사이트, SNS 등을 통해 빠른 속도로 삽시간에 퍼지는 근거가 불명확한 지식과 왜곡된 정보 등은 다양한 지식과 정보의 공유가 아닌 불필요한 지식과 정보의 포화상태에 이르게 돼 사람들에게 혼란을 주는 일이 발생함은 물론 타인에게 고통을 주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수의 군중 사이에 오고 가는 정보와 지식 중 진실과 거짓을 가려낼 수 있는 능력은 소수의 사람뿐일 것이고 대부분은 정보와 지식을 정확히 판별하기 힘들 것이다. 그 결과로 대부분 사람은 그릇된 정보를 수용하면서도 자신의 지식으로 착각에 빠지게 될 수밖에 없고 그것은 다른 구성원들에게 전달돼 일반적인 상식으로 통용되는 악순환이 일어날 것은 발생할 것이다.

이러한 잘못된 착각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우리 자신이 무지하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고 객관적인 자세를 유지함으로써 그릇된 착각에 빠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속한 사회 안에서 지식 공동체 속의 정보를 공유하고 그것을 자신의 지식으로 가공해 나아가는 방법을 찾아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온라인상의 게임이나 자극적인 매체들의 이용을 지양하며 다양한 책을 읽고 토론으로 보다 객관적인 시각과 논리적인 자세를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정보 과잉의 시대를 살며 착각으로 인한 오류와 모순 속의 삶을 살아가지 않기 위해서는 근거 없는 정보와 사회의 분위기에 편승하지 않고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자세로 정보를 분석하고 상황을 이해함으로써 공동체에 필요한 정보를 찾아내고 분석하고 가공해 우리에게 필요한 지식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복잡해지는 앞으로의 세상을 올바르게 살아가기 위해 우리가 노력해야 할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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