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1994년 미제살인 5건
강내 학천교 사건 등 재검토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충청투데이 송휘헌 기자] 경기 화성연쇄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특정된 이춘재(56)가 추가 범행을 자백하면서 과거 청주에서 발생했던 미제사건이 주목받고 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이춘재가 1986년 9월부터 1991년 4월까지 총 9차례 화성 사건 외에도 추가로 5건의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자백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사건 중 화성 일대에서 3건, 청주 2건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3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 씨는 화성에서 태어나 지난 1991년 건설업체에서 만난 A 씨와 결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씨는 A 씨의 고향인 청주를 오갔으며 1993년 4월에는 주소지를 청주로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가 결혼한 뒤 1994년 1월 처제를 살해하고 경찰에 잡히기 전까지 청주에서는 화성 사건과 유사한 성폭행·살해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다.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1991년 1월부터 1994년 1월까지 청주권에서 발생한 살인 미제 사건은 총 5건이다.

1991년 1월 27일 청주시 가경동 택지조성공사 현장 콘크리트관 속에서 B(당시 17) 양이 속옷으로 입이 막히고 양손을 뒤로 묶인 채 숨져있는 것을 경찰이 발견했다. 경찰은 B 양이 전날 집에 가던 중 괴한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살해된 것으로 보고 수사했다. 경찰은 3개월 수사 끝에 박모 군을 용의자로 체포했지만 법원 재판에서 증거 부족 등을 이유로 무죄 판결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992년 4월 23일 청주시 강내면 학천교 경부고속도로 확장 공사장에서 숨져 있는 20대 여성이 포크레인 기사에게 발견됐다. 20대 여성은 양손이 스타킹으로 묶인 채 40㎝ 깊이 땅속에 묻혀 있었고 경찰이 수사를 벌였지만 사건은 끝내 해결하지 못했다.

또 같은 해 4월 18일 봉명동에서 30대 술집 여종업원이 식당 주차장에서 살해된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본부를 꾸리고 27명의 형사를 투입했지만 사건은 미제로 남았다.

이와 함께 6월 24일 복대동에서 주부 C(28) 씨 피살사건 당시에도 20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사건 현장에서 나갔다는 목격자 진술이 있었다. 경찰은 피해자와 남편 주변 인물 등을 중심으로 수사를 했지만 사건을 해결하지 못했다. 이 밖에도 1991년 청주시 남주동에서 발생한 부녀자 피살 사건도 미제로 남아있다.

이춘재가 처제를 살해하기 한 달여 전인 1993년 11월 30일 내덕동 셋방에 30대로 추정되는 괴한이 침입해 잠을 자던 10대 여성을 성폭행하고 둔기로 때려 살해한 사건도 있었다. 그러나 이 사건은 이듬해 1월 30대 피의자가 검거됐다는 기록이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지난달 말쯤 청주 흥덕경찰서와 청원경찰서 문서고에서 10차 사건 피해자가 발견된 1991년 4월과 이 씨가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해 검거된 1994년 1월까지 사건 기록을 확인했다.

충북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이 시기 수사 기록은 전산화가 되지 않아 수작업으로 확인해야 한다”며 “자세한 사건 내용은 현재 경기남부청에서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춘재는 1993년 12월 아내가 아들을 남겨두고 가출하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다음 해 1월 청주 자택에서 처제(당시 20세)를 불러 수면제를 탄 음료수를 먹여 성폭행한 뒤 살해했다. 이 씨는 처제 살인사건에서 덜미를 잡혀 현재 부산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송휘헌 기자 hhsong@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