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섭 두 번째 시집 ‘암마뚜마’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충남 태안 출신 김병섭 시인이 두 번째 시집 ‘암마뚜마’를 펴냈다. 총 4부로 구성돼 42편의 시가 실려 있다.

김병섭 시인은 첫 시집 ‘봄눈’에서도 보여준 바 있는 충남 서부지역인 태안·서산 말투, 즉 지역 사투리로만 시를 쓰고 있다.

이번 시집은 ‘아무 말도 하지마라’라는 의미의 사투리다. 시집 전체가 언뜻 보아서 무슨 말인지 모를 사투리로 가득하다.

사투리는 서울, 즉 중앙과 먼 거리에 있는 지역의 말이다. 그런데 교통과 교육, 매스미디어 발달의 영향으로 사투리는 오늘날 거의 추방됐다.

지방에서도 노인들의 언어로 그 잔재가 남아 있기 일쑤이다. 그러니까 김병섭 시인의 시 쓰기는 사라지고 있는 언어로 시를 쓰는 것이다.

그래서 김병섭의 시 쓰기에는 자신의 선조들의 말이면서 자신 또한 어려서 사용한 말들이 사라져가고 있음에 대한 안타까움이 많이 묻어 있다고 하겠다.

어쩔 수 없는 안타까움일지도 모른다. 이제 사투리는 서양에서의 라틴어만큼이나 알아듣지 못하는 말이 돼가도 있는 것이다.

시인이 시 편편마다 사투리에 대한 사전적인 정의를 달아 놓는다고 해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시집의 제목인 ‘암마뚜마’는 ‘내가 무슨 짓을 해도 너는 참견하지 마!’라는 선언의 의미도 있고, ‘저 사람이 무슨 짓을 해도 너는 참견하지 마!’라는 만류의 의미도 있다.

즉 상호주체성이 인정하고 강조되는 말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김병섭의 시 쓰기는 이뤄지고 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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