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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가 찜한 TV] 모든 中企에 건넨 위로…'청일전자' 4위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하청에 재하청에 재재하청…. 머리로는 모두가 아는 현실이지만 직접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그 '갑질'의 정도를 실감하기 힘들다.

tvN 수목극 '청일전자 미쓰리'는 코믹하기만 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을(乙)조차 되지 못한 채 병(丙), 정(丁)의 신세로 겨우 연명하는 중소기업의 뼈아픈 현실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2일 CJ ENM과 닐슨코리아가 발표한 9월 넷째 주(23~29일) 콘텐츠영향력평가지수(CPI·하단용어설명 참조) 집계에서 이혜리 주연 '청일전자 미쓰리'가 CPI 지수 239.4로 4위에 새로 진입했다.

'청일전자 미쓰리'는 시놉시스 자체만 놓고 보면 판타지에 가깝고, 우스꽝스럽기도 하다. 주인공 말단 경리이자 사무실에서 모두가 무시하고 '미쓰리'로 불리던 선심(이혜리 분)이, 있는 돈 없는 돈 끌어모아 회사 주식을 샀다는 이유로 망하기 직전 회사 대표가 돼 그 회사를 살리고자 고군분투하는 내용이다.

물론 대표가 되는 과정도 극에서 코믹하게 그려졌다. 기존 대표가 대기업 횡포에 시달리다 실종되자, 직원들은 창고에 쌓인 청소기라도 팔아 마지막 월급을 챙겨보자는 심산으로 소주병을 돌려 대표를 정한다. 그렇게 미쓰리는 회사 대표로 낙점됐다.

그러나 첫 장면부터 극을 꾸준히 따라가다 보면, 이러한 줄거리는 그야말로 블랙코미디에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극에서 표현된 대기업 갑질은 실제 상황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생생하다. 제조 단가 후려치기 같은 모두가 아는 수법은 물론, 하청업체가 제대로 말을 듣지 않을 경우 불법 소프트웨어 사용 등을 뒤에서 고발해 고초를 겪도록 하는 장면까지 세세하게 묘사됐다.

여기에 대기업에 괴롭힘을 당하는 하청업체마저 더 열악한 사정의 재하청업체에 갑질하는 장면까지, 말 그대로 현실 중의 현실이었다.

그렇다고 이 작품이 현실을 낱낱이 까발린 블랙코미디만 표방하는 것은 아니다.

아무것도 모를 것만 같은 선심이 진심으로 청일전자 사람들과 소통하고, 위기의 회사를 끌어나가는 이야기 종착지는 결국 '휴머니즘'이다. 현실의 쓴맛을 누구보다 잘 아는 영업부장 유진욱(김상경) 역시 끝내 선심의 진심에 동화될 것을 시청자는 모두 안다.

늘 '응답하라 1988' 속 덕선이라는 벽에 갇혔던 혜리는 물론 여전히 덕선의 향기를 풍기지만, 순수하게 고군분투하는 선심과 썩 잘 어울린다. '왕이 된 남자'에서도 그랬듯 늘 본인이 빛나기보다 후배를 돋보이게 해주는 김상경도 그런 면모가 이번에도 여전하다.

CPI 지수 1위는 최근 종영한 JTBC '캠핑클럽'(262.2)이 차지했다. 핑클은 팬들 앞에서 과거 히트곡과 신곡을 선보이며 감동을 안겼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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