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세종·대전 부채, 평균보다↑
업황부진 빚 늘어…일본 닮아가나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대출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충청권 자영업자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충청권 자영업 대출은 업황 부진 속에 빠르게 불어난 만큼 실질 대출금리가 더 올라갈 경우 영세 자영업자와 저소득 가계의 빚 부담이 늘어나 소비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관련기사 6면

 통계청이 1일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0.4% 하락했다. 사상 처음 물가상승률이 뒷걸음친 8월(-0.04%)에 이어 두 달째 마이너스다. 1965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54년 만에 최저치다.

 물가는 올해 1~7월 0%대를 기록했다. 그러다 지난 8월 -0.04%로 돌아선 뒤 9월 -0.4%로 하락 폭이 커졌다. 앞서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2~9월 당시에도 8개월 연속 0%대 물가를 기록했다.

 악화하는 경제 지표와 함께 충청권 자영업자들의 부채규모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말 자영업자의 부채규모는 38조 5000억원으로 2014~2018년 중 연평균 17.0% 증가해 전국 평균(12.5%)을 상회한다.

 지역별 자영업자 부채를 살펴보면 지난해 말 충남이 20조 8000억원, 대전이 14조 6000억원, 세종이 3조 1000억원으로 분포됐다.

 증가율 추이를 보면 세 지역 모두 전국 평균보다 높은 편이다. 2014~2018년 중 연평균 증가율은 세종이 41.8%로 가장 높고, 충남(16.2%), 대전(15.3%)도 전국 평균(12.5%)에 비해 2.8~3.7%p 높다.

 자영업 대출은 숙박·음식점, 도·소매처럼 업황이 나쁘면서 영세 업자들이 밀집한 부분을 중심으로 늘고 있다.

 한국은행의 산업별 대출금 자료를 보면 2분기 숙박·음식점업과 도·소매업 대출은 1년 전보다 12.0% 증가하며 2009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앞으로 경기가 악화할 경우 영세 자영업자의 대출 건전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 디플레이션 우려 속에 물가 상승률을 고려한 실질 대출금리가 상승해 차주의 이자 상환 부담이 늘어날 수도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은행의 전체 대출 평균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한 달 전보다 0.09%p 내린 3.40%다. 다만 대출금리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뺀 실질 대출금리는 2.80%로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이전인 6월보다 0.01%p 올랐다.

 앞으로 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실질 대출금리는 더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영세 자영업자와 저소득 가계의 빚 부담이 늘어나 소비가 위축될 수 있다.

 지역 자영업자들은 소비위축에 따른 매출이 급락하지 않을까 예의 주시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우리 경제가 '일본형 장기침체'의 늪에 빠져들기 시작한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며 "경기침체 시 소비위축에 따라 매출이 급락해 자영업자의 업황이 타격을 받고 이들의 대출도 부실화할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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