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혁 대전시 보건복지국장

현대사회에 있어서 노인문제가 중대한 사회문제의 하나로 등장하게 되는 주된 배경은 노인인구의 중가현상이다. UN에 의하면 전체 인구에서 만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비율이 7%를 넘으면 ‘고령화사회’(aging society), 14%를 넘으면 ‘고령사회’(aged society), 그리고 20%를 넘으면 ‘초고령사회’(super-aged society)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2000년에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고 2018년에 고령사회 그리고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1955년생부터 1963년생 까지 베이비붐 세대(716만명으로 전체인구의 14.6% 차지)가 노인층에 본격 진입함에 따라 인구 고령화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인구의 고령화는 경제 성장과 함께 생활환경이 개선되고 의료기술이 발달하면서 자연스런 사회현상이 되고 있지만, 동시에 노인에 대한 복지 수요의 증가와 전체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로 인한 노동력 부족 등 여러 가지 사회경제적 문제를 야기한다.

또 다른 문제는 고령화의 속도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진입하기까지 불과 18년이 걸렸는가 하면 불과 그 8년 후에 초고령사회로의 진입을 앞두고 있다. 이는 짧게는 몇 십 년에서 길게는 거의 1세기에 걸쳐 서서히 고령화가 진행된 선진국들과 크게 대비된다. 이 같은 인구 변화에 대한 대비도 점진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뤄진 선진국들에 비해서, 우리의 경우 급격하게 전개되는 인구사회구조 변화에 대한 대비에도 그만큼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편 통계청(2017)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수명은 남자 79.3세, 여자 85.4세로 여느 선진국 못지않은 장수국가이다. 하지만 질병 등으로 인해 정상적인 일상 활동이 어려운 기간을 빼고 계산한 ‘건강수명’은 남자는 64.7세, 여자는 65.2세라고 한다. 즉, 남녀를 불문하고 평균 15~20년간은 치매, 뇌졸중 등 각종 노인성 질환과 부상에 시달리면서 일상생활에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간다는 것이다. 당연히 사람들의 관심은 단순히 오랜 기간 생명을 유지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을 잃지 않고 오랫동안 삶을 영위하는 것이 목표가 되지 않을 수 없다.

이처럼 수명이 늘어나고 인구가 고령화 되면서 노인 복지에 대한 정책적 관심 역시 높아진다. 그것은 노인문제가 개인 차원이 아니라 사회구조적 문제라는 인식에 바탕한다.

국가가 나서서 노인들의 안정되고 활기찬 노후생활을 보장하고 삶의 질을 높여 나가기 위한 대책을 지속적으로 강구해 나가야 하는 이유이다.

대체로 노인세대에게 필요한 것은 최소한의 생계유지와 함께 어느 정도 여유 있고 안락한 생활을 할 수 있는 소득보장과 주거보장, 필요 할 때 질병 치료와 간호서비스를 부담 없이 받을 수 있는 의료보장, 나아가 사회적으로 자존감과 자기발전 욕구를 충족 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서비스 보장 등일 것이다.

10월 2일은 노인의 날이다. 노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공경 의식을 높이기 위해 만든 국가기념일이다. 이와 함께 10월은 경로의 달로 지정하고 있다. 인구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노인 문제가 중대한 사회 이슈화해 가는 시기에 노인 기념일이 갖는 의미는 더욱 깊어진다.

개인으로 보면 노인 문제는 현재 또는 가까운 미래에 누구에게나 다가올 현실이고, 남의 이야기가 아닌 나와 내 가족이 겪게 될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고령사회를 넘어 초고령사회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이즈음에 맞이하는 노인의 날, 우리 주위 어르신들의 일상을 다시금 세심하게 살피는 시간이 되기를 소망해본다. 관심과 배려가 노인복지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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