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갑 대전 중구청장

지난달 27일부터 3일간 뿌리공원에서 열렸던 제11회 대전효문화뿌리축제와 제5회 대전칼국수 축제가 맑은 날씨 속에 수십만명의 관람객이 찾으며 칼국수와 효의 만남의 장으로 마쳤다. 여러 축제 프로그램 중에서도 어린이들이 즐거운 시간을 가졌던 어린이 효 놀이마당이 열렸던 곳은 바로 뿌리공원 연리지 앞이었다.

뿌리가 다른 두 나무의 나뭇가지가 엉켜 마치 한 나무처럼 자라는 연리지는 예부터 부부의 정 또는 효성이 지극한 부모와 자식에 비유됐다. 뿌리공원 연리지는 수령 100여년이 된 느티나무 두 그루가 5군데 가지가 맞닿아있는 희귀목으로, 지난 2016년 기증받아 지금까지 잘 자라 뿌리공원의 새로운 명소로 사랑받고 있다.

뿌리공원은 어린이들과 여러모로 인연이 많다. 지난 여름에도 효문화마을관리원 주차장에 어린이 물놀이장을 개장해 1만 2000여명의 어린이가 다녀가기도 했다.

지난 여름 물놀이장과 이번 축제 기간 중 어린이 효 놀이마당에서 신나게 뛰어노는 어린이들을 바라보는 부모들의 얼굴에는 흐뭇함이 가득했다. 부모의 마음은 부모가 되어봐야 안다했던가.

또한 축제 기간 중엔 선남선녀의 만남의 장이 열리기도 했다. 5쌍이 탄생했다는데 귀한 인연이 닿아 그 결실을 맺는다면, 그리고 그 중 어느 커플은 연리지 앞에서 야외결혼식을 해도 참 그 의미가 깊을 것이다.

사람이 태어나 짝을 만나 혼인해 부모가 되면, 자식을 바른 인성으로 키워야 한다. 하지만 경제발전과 사회 구조가 다변화되면서 여성의 사회 참여는 절실한데 현재의 사회 구조는 여성이 양육과 일을 동시에 하기 힘든 구조가 됐다.

그러다 보니 젊은 사람들은 결혼과 구직을 포기하고 이와 비례해서 출산율은 세계 최저가 되어 머지않아 대한민국은 지구상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는 충격적인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출산 이후 육아와 사회생활을 어려움 없이 병행해 갈 수 있는 사회적 여건 마련과 문화조성이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과제다. 일과 육아 모두가 행복하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키우기 좋은 환경과 더불어 여성친화도시가 만들어져야 한다. 중구는 여성친화도시 조성을 위해 여러 정책을 논의하고 도입하는 과정에 있다.

또한 다양한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있는데, 여성친화도시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내어주는 많은 주민들을 보며 이제는 우리사회가 여성친화도시에서 양성평등까지도 나아갈 수 있는 희망도 보인다.

양성평등 사회는 남성과 여성 구별 없이 더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는 사회다.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오더라도 나는 오늘 한그루 사과나무를 심을 것이다'라는 스피노자의 말처럼 당장 눈에 띄는 성과를 볼 수는 없지만 우리의 후손과 미래를 위해 우리 모두가 노력한다면 언젠가 사과나무에 탐스럽게 달린 사과처럼 그 결실을 맺을 날이 올 것이다. 그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생각과 행동의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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