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부처님이 베란자 황로원에 계실 때의 일이다. 어느 날 바다에서 거친 일로 생업을 삼는 파라다 왕과 그 일행이 부처님을 찾아왔다. 부처님은 이들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바다가 가진 미증유의 덕목에는 어떤 것이 있느냐고 물었다.

“부처님. 바다에는 여덟 가지의 미증유법(未曾有法)이 있습니다. 첫째 큰 바다는 밑에서 위로 올라 갈수록 둘레가 넓고 편편합니다. 둘째 큰 바다는 조수의 때를 한번도 어긴 적이 없습니다. 셋째 큰 바다는 물이 매우 깊어 밑이 없을 정도입니다. 넷째 큰 바다는 물이 짜서 모두 한 가지 맛입니다. 다섯째 큰 바다는 갖가지 보배가 충만해 있습니다. 여섯째 큰 바다에는 훌륭한 신들이 많습니다. 일곱째 큰 바다는 송장을 받지 않으며 송장이 오면 파도로 밀어서 뭍으로 내보냅니다. 여덟째 큰 바다는 다섯 가지의 강이 들어오면 옛 이름을 버리고 '큰 바다'라고만 부릅니다. 이것이 큰 바다가 갖는 미증유법입니다.”

이렇게 대답한 파라다 왕은 불법에는 어떤 미증유의 법이 있는지에 대해 물었다.

“파라다여. 불법에도 큰 바다처럼 여덟 가지 미증유법이 있다. 바다가 밑에서 위로 올라갈수록 넓어지듯이 불법도 그 안에 있으면 점점 배우게 되고 그 둘레가 넓어진다. 바다의 조수가 때를 어긴 적이 없듯이 불법을 따르는 사부대중도 계율을 어기는 일이 없다. 바다가 깊어서 그 끝을 모르듯이 불법도 그 깊이를 알 수 없다. 바닷물이 짜서 한 맛이듯이 불법도 욕심이 없는 것으로 맛을 삼는다. 바다에는 보배가 가득하듯이 불법에도 보배가 충만해 있다. 큰 바다에는 신들이 많듯이 불법 안에도 성인이 많으니 그 이름은 수다원 사다함 아나함 아라한이다. 바다는 송장이 오면 파도로 밀어내듯이 불법도 정진하는 성중만 용납하고 게으로고 악행을 하는 사람은 밀어낸다. 바다는 강물을 받되 옛 이름을 버리고 ‘큰 바다’라고 하듯이 불법도 천민과 평민, 귀족과 바라문 등 4계급의 사람들이 출가를 하지만 그 이름은 오직 ‘사문’이라 불린다.”

부처님의 설명을 들은 파라다 왕은 ‘불법이야말로 참다운 미증유법’이라면서 삼보에 귀의하기를 다짐했다.<국전서예초대작가·청곡서실운영·前 대전둔산초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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