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수 충북도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

10년만에 그들은 돌아왔다. 히말라야 빙하속에 잠들어 있다가 부모님과 고향 선·후배, 동료들이 그리워 세상 밖으로 나왔다. 그들은 네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산군 히운출리(6441m) 북벽에 직지 루트를 개척하려다 히말라야의 별이 된 민준영, 박종성 대원이다. 두 대원이 10년 만에 고향에 돌아온 것은 하나의 기적이다. 그 기적은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동료와 가족, 친구들이 매년 그곳을 찾아가 소리쳐 부르고 기도를 했다. 누구도 그들을 잊지 않고 늘 가슴에 품고 있었다. 히말라야의 신들은 감복했고 세상 밖으로 내보냈다. 그것도 두 명을 대원을 한 장소에…

두 명의 대원이 한 장소에 있다는 것 또한 미스터리다. 표고 차 약 500m 위에서 외부의 힘으로 추락한 두 대원은 서로 자일에 몸을 잇고 나란히 누워 있었다. 어느 산악전문가도 그 높이면 자일이 바위에 의해 끊어져 서로 멀리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한다. 그럼에서 두 대원은 나란히 누워 함께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준비를 하고 있었다. 부검의는 "두 명의 대원은 5년 이상 빙하 속에 있다가 세상 밖으로 나왔다. 만약 지금 발견하지 못했다면 영원히 우리 곁을 떠났을 것"이라고 했다. 시신을 수습하러 다녀 온 ‘상게셀파’는 "하루만 더 늦었어도 빙하가 많이 녹아 아래 빙하호수로 빨려 들어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기적은 두 대원을 '직지의 별'로 환생시켰다. 두 대원을 기리기 위해 '산은 그들을 품었고 그들은 산을 품었다'라는 주제로 '직지의 별을 만나다'라는 콘서트를 마련했다. 11월 5일 저녁 7시 청주예술의 전당 대강당에 오면 '직지의 별'을 만날 수 있다. 콘서트는 유익종, 조덕배, 이동원, 오버컴브로, 사랑과 평화가 함께한다. 이 모든 행사가 시민들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다. '#내가 직지의 별이다'라는 SNS 헤시태그 달고 이어가기를 통해 시민들이 한 장 한 장 사준 티켓으로 콘서트를 만들어 간다. 덕분에 10년 만에 돌아온 직지의 별들은 외롭지 않고 그 자리에서 시민들과 함께 콘서트를 즐길 것이다.

히말라야에는 수많은 산악인이 잠들어있다. 혹자는 산악인들은 산에서 죽는 것이 꿈인데 그곳에 놔두어야지 굳이 데려오려고 하냐고 반문한다. 이 또한 오해다. 산악인들은 히말라야의 극한에서 살아남기 위해 혹독한 훈련을 한다. 그 혹독함이 얼마나 대단하면 "산에서 죽는 것이 소원이다"라는 반어적 표현을 하겠는가. 산악인은 그런 혹독함을 넘어서 한계를 극복하고 정상에 올라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달하는 메신저이다. 등반이란 집을 나와서부터 시작해 다시 집까지 안전하게 들어가기까지의 과정이다.

이 콘서트는 10년 만에 돌아온 두 대원의 추모를 넘어서 아직 히말라야에 누워있는 100여명의 한국 산사나이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으면 하는 바람 또한 가지고 있다. 희망을 함께 하실 분들은 043-219-1179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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