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문화 신문>
수상한 그녀를 보고

▲ 수상한 그녀 포스터.
▲ 이서연 명예기자
▲ 이서연 명예기자

수상한 그녀, 사진관에서 영정사진을 찍었더니 다시 태어났다?!

영화 ‘수상한 그녀’의 주인공인 오말순은 금지옥엽으로 키운 아들인 대학교수 반현철을 자랑하는 것이 유일한 낙인 70대 할머니이다. 며느리가 병원에 입원하면서 말순은 요양원에 가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된다. 허망감과 외로움에 사로잡혀 거리를 거닐다가 한 사진관을 발견하고, 본인의 영정사진을 찍고 나오는 순간 말순은 20대로 돌아가게 된다.

그녀는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지만 남편은 해외에서 일하다가 사망하고 남은 평생 혼자서 아이를 키우게 됐다. 이런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이는 말순 외에도 수많은 우리 주변의 어머니, 할머니들이 있을 것이다. 각자 사연이 있겠지만 평생을 헌신한 후 나이가 들어 가족들에게 마치 '짐'처럼 여겨지는 현실이 가슴 아팠다.

말순은 이름도 두리로 바꾸고 노래를 부르다가 손자인 반지하 밴드의 보컬로 들어가서 음악방송 PD로부터 가수 제안도 받게 된다. 지난 50년 간 자신의 꿈도 없이 살아오던 말순이였기 때문에 20대로 돌아간 두리로서의 두 번째 삶을 더욱 응원하게 됐다. 하지만 손자 지하가 교통사고를 당해 수혈을 받아야 하는 위급상황에 놓이게 된다. 말순은 자신에게 찾아온 꿈같은 젊음을 포기하고 특이한 혈액형을 가진 손자를 살리기 위해서 수혈을 해주고 할머니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수혈 직전 더 이상 희생대신 두리로서의 인생을 살라는 아들 현철에게 말순이 다시 태어나도 이렇게 살 것이고 너의 어머니로 살아갈 것이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는데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그만큼 고생했으면 제2의 인생을 살 자격은 충분하지 않을까? 이것이 '어머니'의 위대함이라는 것일까?

어떻게 이런 순간까지 가족을 위해 희생할 수 있는지 그 마음을 쉽게 단정 지을 수 없기 때문에 공감이 쉽지 않았다. 더 이상 한 사람의 희생을 '엄마니까, 할머니니까'하고 당연하게 여기지 않아야겠다고 느꼈다. 이서연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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