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을 살해․유기한 혐의를 받는 고유정(36)이 자신의 의붓아들마저도 살해했다는 경찰의 결론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의붓아들 A군의 의문사를 수사 중인 청주 상당경찰서는 6개월 가까이 수사를 벌인 끝에 고유정이 A군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하지만 경찰은 고유정이 아들을 살해한 직접적인 증거보다는 정황 증거만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기소되더라도 법정에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경찰은 고유정의 살해와 현 남편 B(37)씨의 과실 두 가지 가능성에 대해 수사를 벌여왔다.

A씨에 대한 추가 약물 검사에서 특정 수면유도제 성분을 확인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추가 분석 결과를 7월말 경찰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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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정은 숨진 아들을 청주 자택으로 데려오기 전부터 범행 준비를 한 것으로 보인다.

고유정은 지난해 11월 제주 한 병원에서 수면유도제 처방을 받았다.

경찰의 그동안 수사를 종합하면 고유정은 수면유도제 성분을 넣은 카레를 의붓아들이 숨지기 전날 A군과 남편 B씨에게 먹인 후 잠든 사이 A군을 질식해 숨지게 했을 가능성이 크다.

A군은 사망 전날 저녁을 먹고 친아버지인 B씨와 같은 방, 같은 침대에서 잠을 잤고 고유정은 다른 방에서 잠을 잤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군의 사망추정 시간에 고유정이 핸드폰을 검색하며 깨어있던 사실도 확인했다.

경찰은 고유정이 범행 증거를 없애려 한 정황도 확인했다. B씨는 지난 3월 8일 제주에서 A군의 장례를 마치고 청주 자택으로 돌아왔을 때 집 안을 깨끗이 치운 점 등을 들어 고유정을 범인으로 의심했다. B씨는 고유정이 자신의 동의 없이 사건 당시 흔적이 남은 침대보와 전기매트 등을 치웠다. 고유정은 당시 A군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고유정에 대한 조사에 참여한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관)와 법률전문가들은 그간 확보한 고유정 부부의 진술, 수사 자료를 분석해 고유정이 현재 결혼 생활에 A군이 걸림돌이 된다는 이유로 살해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수사를 마무리한 경찰은 사건 자료를 검찰에 보내 최종 결론 발표를 조율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사실공표 문제가 있을 수 있어 고유정 사건에 대한 공식적인 답변은 할 수 없다"며 "검찰과 최종 수사 결과를 내기 위한 조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편 B씨도 그동안 언론 등에 "아내가 아들이 숨지기 전날 저녁으로 카레를 줬다"면서 "수면제를 탄 음식을 먹이고 전 남편을 살해한 방법과 동일하게 아들을 살해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주장해왔다.

투데이픽 todaypic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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